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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아태지역 집중 이유…’무빙’부터 ‘킬러들의 쇼핑몰’에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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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에 참여한 한국·일본 배우들. 이들은 디즈니를 대표하는 캐릭터 미키 마우스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에 참여한 한국·일본 배우들. 이들은 디즈니를 대표하는 캐릭터 미키 마우스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디즈니를 이끌 무기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20일~21일 이틀간 싱가포르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아시아태평양) 2024’를 통해 디즈는 향후 2년간 산하의 스튜디오들이 내놓을 영화와 시리즈들이 대거 공개했다.

올해 디즈니는 그야말로 풍년의 한 해를 보냈다. 2024년 극장 개봉작 가운데 글로벌 흥행 수익 1위를 차지한 ‘인사이드 아웃2’를 시작으로 역대 R등급(청소년관람불가) 영화 글로벌 흥행 1위인 ‘데드풀과 울버린’, ‘에이리언: 로물루스’ 등을 통해 지난 9월 글로벌 스튜디오 가운데 가장 먼저 박스오피스 매출 40억 달러(5조 6220억원, 11월24일 환율 기준)를 달성했다. 디즈니 산하 FX채널의 ‘쇼군’은 올해 열린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무려 18관왕을 차지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이번 행사를 통해 2025년과 2026년, 디즈니·픽사·20세기스튜디오·루카스필름·마블 등 산하 스튜디오들에서 선보이게 될 극장 개봉작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개 예정작 등을 소개했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 취재진과 배우·감독 등 500여명을 대거 부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디즈니가 선보일 작품들. 왼쪽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드림 프로덕션', '아바타: 불과 재', '백설공주', '토이스토리5'의 모습.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향후 디즈니가 선보일 작품들. 왼쪽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드림 프로덕션’, ‘아바타: 불과 재’, ‘백설공주’, ‘토이스토리5’의 모습.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 인기 IP의 확장…유산 이어가고, 세계관 확장하고

디즈니의 또 다른 이름은 ‘글로벌 콘텐츠 공룡’이다. 1923년 설립된 디즈니는 무려 100년 이상 수많은 대중의 추억 속에 자리한 작품들과 각종 스튜디오를 합병하며 폭넓은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가 특별한 이유는 IP로 많은 이들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진실되게 공감하고 연결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향후 선보일 작품을 통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모아나2’를 시작으로, 내년 ‘주토피아2’ ‘토이스토리5’ ‘인크레더블3’ ‘아바타’의 세 번째 시리즈 ‘아바타: 불과 재’를 내놓는다. ‘인사이드 아웃’의 스핀오프(파생작) 시리즈인 ‘드림 프로덕션’은 글로벌 OTT 플랫폼인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총 4부작이다.

과거의 유산을 이어가는 작업도 계속된다. 인기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이전 서사를 그릴 실사 영화 ‘무파사: 라이온킹’은 다음 달 18일 국내 개봉한다. 이 작품을 연출한 배리 젠킨스 감독은 “무파사는 하나의 캐릭터가 아니라 지혜, 강인함, 가족애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며 “(디즈니)레거시에 기여해 기쁘다”고 했다. 

디즈니를 대표하는 공주인 ‘백설공주’는 내년 3월 뮤지컬 영화로 개봉하고, ‘릴로&스티치‘도 실사영화로 재탄생한다. ‘트론: 아레스’는 전편 ‘트론: 새로운 시작'(2010년) 이후 1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스타워즈, 마블의 세계관도 끊임없이 확장하며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과 ‘아기 요다’ 그로구의 모험을 그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만달로리안’은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라는 영화로 2026년 5월 극장에서 개봉한다. 주드 로가 출연하는 ‘스켈레톤 크루’‘안도르: 스타워즈 스토리 시즌2’도 주목할 만하다.

‘데드풀과 울버린’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은 마블은 내년 2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시작으로 4월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안티 히어로들이 뭉친 ‘썬더볼츠*’, 7월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사장이 최고 기대작으로 꼽은 ‘판타스틱4: 퍼스트 스텝’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판타스틱4’는 마블코믹스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팀으로,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마블스튜디오가 창조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등장하게 됐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는 김수현, 손석구, 류승룡, 김혜수(왼쪽부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는 김수현, 손석구, 류승룡, 김혜수(왼쪽부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 아태지역으로 확장…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

디즈니는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지역을 아시아태평양으로 확장하면서 도약을 예고했다.

데이나 월든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디즈니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은 “아시아태평양은 디즈니에게 중요하고 활발하게 성장하는 지역”이라며 2023년 공개된 한국 디즈니+ 시리즈 ‘무빙’과 지난 2월 선보인 ‘쇼군’은 “대담하면서도 탁월한 작품으로, 우리의 길잡이자 영감이 됐다”며 “아태지역은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의 중심이자 디즈니+ 콘텐츠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선 한국 콘텐츠에 대한 디즈니의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400명의 미디어 관련 종사자 중 110명이 한국 취재진이었고, 주지훈·박보영 주연의 시리즈인 ‘조명가게’만이 유일하게 30분 분량의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콘텐츠 간담회 또한 한국 시리즈 위주로 꾸려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과정서 강풀 작가의 존재감이 빛났다. 그가 원작과 각본을 맡은 ‘무빙’은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최다 시청한 디즈니+ 로컬 콘텐츠로, 이번 행사에서 시즌2 제작을 공식화하며 관심을 이끌었다. ‘무빙’과 마찬가지로 강풀 작가가 원작과 각본을 맡은 ‘조명가게’는 다음달 4일 디즈니+에서 8부작으로 공개된다.

‘조명가게’와 함께 김혜수·정성일이 주연한 ‘트리거’, 박은빈·설경구의 ‘하이퍼나이프’, 김수현·조보아의 ‘넉오프’, 류승룡·임수정의 ‘파인: 촌뜨기들’, 손석구·김다미의 ‘나인 퍼즐’이 소개됐다. 여섯 작품의 주역들은 직접 행사에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각국 취재진들로부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밖에 전지현·강동원의 ‘북극성’, 현빈·정우성의 ‘메이드 인 코리아’, 로운·신예은이 나서는 디즈니+ 첫 사극 ‘탁류’와 지창욱·도경수의 ‘조각도시’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내년 중 공개 예정이다.

디즈니+는 2021년 11월 한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뚜렷한 성과를 바탕으로 디즈니가 “크리에티브 사업을 아태지역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총괄은 “한국 콘텐츠는 지난해 전 세계 디즈니+ 최다 시청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상위 15편 중 9편을 차지했다”면서 “한국 오리지널 작품의 성공 이후 아태지역의 라인업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초이 총괄에 따르면 이동욱·김혜준 주연 ‘킬러들의 쇼핑몰’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과 지민의 ‘이게 맞아?!’가 올해 아태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시리즈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결실을 통해 “아태지역의 이야기가 세계적인 공감을 얻고, 세계 엔터테인먼트 소비의 한 축이 됐다”고 분석한 초이 총괄은 아태지역은 “오랜 유산, 풍부한 문화, 다양한 IP를 바탕으로 전 세계 스토리텔러들에게 창의적 영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디즈니의 콘텐츠 전략은 아태지역을 기반으로 수준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엄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나 월든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왼쪽)과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총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데이나 월든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왼쪽)과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총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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