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4년 11월 4주 : 신승훈 ‘그 후로 오랫동안’
◆가수 신승훈은,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했다. 신승훈은 오랜 기간 활동해 오면서 여러 기록을 써왔다. 대표적으로 음악방송 14주 연속 1위라는 한국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은 정규 앨범 7연속 밀리언셀러(1집부터 7집 모두 100만장 이상 판매) 기록과 함께 1집부터 10집까지 골든디스크 10회 연속 수상한 유일한 가수이기도 하다. 또 한국 가요 음반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인 총 누적판매량 1700만장 이상, 아시아 최단기간 음반판매량 1000만장 돌파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앨범 별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데뷔 앨범부터 14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데뷔 직후 밀리언셀러 가수가 됐고, 2집 ‘보이지 않는 사랑’ 160만장, 3집 ‘널 사랑하니까’ 170만장, 4집 ‘그 후로 오랫동안’ 160만장, 5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247만장, 6집 ‘지킬 수 없는 약속’ 130만장, 7집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100만장 등을 판매했다.
타이틀곡 뿐만 아니라 수록곡들도 고루 사랑을 받아 ‘우연히’ ‘처음 그 느낌처럼’ ‘로미오와 줄리엣’ ‘오랜 이별 뒤에’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 ‘그런 날이 오겠죠’ ‘드림 오브 마이 라이프’(Dream of my life)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수많은 발라드 가수들이 배출됐지만 여전히 ‘발라드의 황제’ 타이틀은 신승훈을 지칭하는 수식어로 통한다.
특히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을 시작으로 발매한 모든 앨범의 타이틀곡을 직접 작사, 작곡해왔다. 2002년엔 도로시컴퍼니를 설립하고 가수 활동과 함께 제작자로서의 길도 함께 걷고 있다. 2017년 말 이 소속사를 통해 가수 로시가 데뷔했다.
ⓒKBS
◆‘그 후로 오랫동안’은,
신승훈이 직접 작사, 작곡해 1994년 9월 발매한 정규 4집 타이틀곡이다. KBS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로 골든컵을 수상하고, 후속곡인 ‘오랜 이별 뒤에’도 1위에 올라 인기를 얻었다. 이 앨범도 역시 16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밀리언셀러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면서도 “내가 만들었지만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승훈이 아끼는 곡이기도 하다. 음악은 물론 뮤직비디오에 배우 김지호를 캐스팅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으로 ‘가요톱10’에서 골든컵을 수상할 당시의 일화는 신승훈의 엄청난 인기와 가혹한 스케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당시 손범수 MC는 골든컵 수상자로 신승훈이 발표됐음에도 스튜디오에 도착하지 않아 방송 사고가 날 뻔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손범수와 제작진의 재치로 신승훈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서 겨우 방송을 마쳤다. 방송이 끝난 후 손범수가 신승훈을 찾아서 “생방송인데 늦으면 어떡하냐”고 나무랐는데, 신승훈이 “오늘 스케줄이 7개였다”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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