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개 식육점을 운영했다. 35년이나. 강아지를 아끼는 자녀들의 모습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남자. 그런 남자가 현재는 ‘반려견 목욕탕’ 주인으로 바뀌었다.
23일 KBS ‘동물은 훌륭하다’에서는 35년간 개 식육점을 운영했으나, 이제는 반려견 목욕탕 주인으로 변신한 남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유명한 개 시장 중 하나인 부산 구포시장에서 개 식육점을 운영한 남자. 직업은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나, 강아지를 아끼는 딸과는 점차 사이가 멀어졌다고. “아빠가 평범하게 회사 다니는 집이 부러웠다”는 딸. 그는 매일 개 도축을 하는 부모님과 떨어지고자 멀리 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갔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딸에게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의 운명을 바꾼 사건이 일어났다. 2017년 9월, 남자는 “식용으로 키우는 개다”라며 개 한마리를 데려온 손님의 말을 그대로 믿고 개 도축을 진행했다. 그런데 도축 과정에서 ‘인식 칩’이 발견됐다. 알고 보니 손님은 남의 집 반려견을 몰래 데려와 개 식육점에 팔아넘겼고, 남자는 이를 모르고 도축을 진행했던 것.
이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구포 시장은 동물 학대 논란 속에서 전국 최초로 완전 폐업이 결정됐고, 남자는 업종을 전환했다. 지난 시간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딸과 함께 반려견 목욕탕을 열게 된 남자는 “반려견 키우는 사람들에게 보답이라도 좀 하고 싶었다”라며 유기 동물 입양자를 위해 무료 목욕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이전과 많이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다. 딸과의 관계는? 어색하지만 조금씩 가까워지는 중이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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