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원조 군통령,
언니를 향한 그리움만 남아…
1970년대, 원조 군통령으로 불리며 군부대 행사에서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쌍둥이 걸그룹 바니걸스. 고재숙과 고정숙, 쌍둥이 자매는 1971년 ‘파도’로 데뷔하며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귀여운 외모와 탄탄한 가창력, 그리고 파격적인 무대 의상으로 주목받은 바니걸스는 군부대 행사만 무려 1000회 이상 소화하며 70년대를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화려했던 시절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희생도 있었다.
화려했던 바니걸스의 이면
바니걸스의 탄생에는 두 사람의 어머니가 있었다. 생활력이 강했던 어머니는 자매를 서울로 데려와 작곡가를 소개하며 가수의 길로 이끌었다.
하지만 두 딸의 수입 관리를 도맡았던 어머니는 번 돈을 자신의 사업에 쏟아부었고 정작 딸들에게는 한 달 용돈으로 10만 원만을 건넸다고 한다.
고재숙은 “그때 돈에 대해 알았더라면 부동산을 사거나 재테크를 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쌍둥이 언니를 떠나보낸 고통
고재숙에게 쌍둥이 언니 고정숙은 단순한 가족 이상의 존재였다. 태어날 때부터 단 한순간도 떨어진 적 없었던 언니와의 관계는 그녀의 인생의 전부였다. 그러나 2016년, 언니는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언니의 갑작스러운 병세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발견되었다. 평소에도 건강을 잘 챙기던 언니가 다이어트를 핑계로 병을 숨겼고 진단을 받은 후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언니는 1년간 병을 숨기며 투병했고 병원 입원 후 5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고재숙은 언니가 떠난 후 오랜 시간 깊은 슬픔에 잠겼다. “내 몸의 일부가 날아간 것 같았다”며 언니 없는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고재숙은 운전 중에도 통곡하며 언니를 부르곤 했다고 회상했다.
가정을 홀로 돌보느라 언니의 가수 활동 제안을 거절했다는 그녀는 “언니를 더 받쳐줬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 딸의 양육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고재숙은 오직 자녀들의 미래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아이 아빠 도움 없이 두 딸을 키운 것이 가장 미안하지만 동시에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그녀는 “아이들이 나를 이해하고 지지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접한 누리꾼들은 “당시 화려했던 모습 뒤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니 안타깝다”, “가족의 아픔을 딛고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대단하다”, “바니걸스의 음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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