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박병성 기자]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출근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원 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이 회장은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의 집무실에 출근했으며, 이후 충북 진천선수촌까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오전 10시 30분경 올림픽회관에 도착했다. 체육회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30여 명이 출근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1층 로비를 통해 13층 집무실로 향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 회장은 IOC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출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을 불러 업무 관련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키웠다.
이어 오후에는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AG) 관련 추진 현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무정지 중인 회장이 체육회 현안과 관련한 보고를 받는 행위는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현재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수사 의뢰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상태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 통보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또한 조만간 체육회장 3선 도전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회 노조는 성명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이기흥 회장이 직무정지 상태임에도 출근을 강행한 처사를 지켜보며 다시금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국회 출석 의무 회피 등을 위해 국내외로 도피성 출장을 다니며 오랜만에 마주친 직원들을 향해 일언반구의 변명이나 사과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진천선수촌에서 근무하는 노조원들 역시 이 회장의 방문에 항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한체육회 내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 회장의 행보에 대한 법적 검토와 함께 체육계 전반의 개혁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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