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인이 가슴에 품은 두 글자. 민희진도 20일 이 글자를 꺼내 들었다.
장장 6년의 세월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인 민희진은 2019년 브랜드총괄(CBO)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2021년 하이브 자회사인 어도어 대표를 맡아 뉴진스를 키워냈다.
그러나 올해 4월, 하이브는 민희진이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며 배임 혐의로 그를 고발했고 8월 대표이사직에서 그를 해임했다. 법적 분쟁과 기자회견, 국정감사까지. 7개월간의 긴 싸움 끝에 민희진은 20일 공식 입장문을 내어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라고 직접 발표했다.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라고 밝힌 민희진은 “회개까지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순진한 오판이었나 싶다”라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하지만 숨통만 붙어 있다고 살아있는 것이 아니듯 돈에 연연하여 이 뒤틀린 조직에 편승하고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퇴사 이유를 털어놓은 민희진은 “하이브가 벌인 24년도의 만행은 케이팝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안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는데.
지난 7개월간 “하이브의 심각한 주주 간 계약 위반으로 인해 망가진 어도어를 회생시키고자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온 힘을 다해 다퉜다”라고 자평한 민희진은 앞으로도 “억지 음해 세력과 언론이 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고 법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떠나 새 출발
민희진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말을 차용해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나빴다”라고 말한 뒤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K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민희진은 향후 전속계약 분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뉴진스와 함께 새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는 13일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보내 민희진의 대표직 복귀 등 요구사항이 14일 이내에 시정되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마지막 통첩을 날린 바 있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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