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구 브랜드 가리모쿠를 좋아하나요? 빈티지한 무드의 ‘KARIMOKU60’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이 브랜드는 일본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 가구 브랜드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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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개할 도쿄의 핫 플레이스는 지난달 니시아자부에 새롭게 문을 연 가리모쿠 리서치 센터입니다. 노출 콘크리트가 돋보이는 이곳은 ‘가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소통과 토론의 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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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개의 테마를 정한 다음 각 테마에 대해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아티스트, 바이어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전시회를 통해 영감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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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콘크리트 벽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THE MATERIALS LAB’이라는 이름의 라이브러리 공간이 등장하는데요. 이곳은 가리모쿠 사에서 제작한 가구 아카이브는 물론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다양한 재료와 샘플들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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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볼 캡 모양을 닮아 ‘캡 체어’라는 이름을 붙여진 의자를 조명한 전시가 한창입니다. 캡 체어 제작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은 물론 다양한 재료와 색상들로 자신이 원하는 캡 체어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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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은 미팅과 콘퍼런스를 위한 라운지인데요. 약 60개의 리클라이너와 곧 출시될 가리모쿠의 조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주제로 다양한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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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모쿠 리서치 센터를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1층의 전시장 ‘THE ARCHIVE’ 때문이랍니다. 서베이를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전시가 일 년에 4번 열리는 이 공간은 누구나 자연광을 호사스럽게 누리며 흥미로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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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개관 기념으로 열리는 첫 번째 전시는 나무의 유용성과 소중함을 집중 조명한 〈The Age of Wood〉. 예술 작품의 원재료에 대한 리서치로 주목받고 있는 덴마크의 디자인 스튜디오 크리스찬 제이드와 함께 아주 특별한 전시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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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부로 한 발 들어서면 은은한 숲의 향이 즉각적으로 머리를 맑게 하는데요.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나무 선반도 심상치 않아 보이죠? 크리스찬과 제이드는 일본 숲을 누비며 특유의 아름다움과 깊이에 대해 탐구하고 그 결과물을 라이브러리 형태로 내방객의 눈 앞에 펼쳐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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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69가지 수종의 원목과 나뭇잎, 열매가 이 거대한 선반을 일목요연하게 장식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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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3면은 나무의 기능과 수명에 집중해 만든 예술 작품과 오브제들이 잔잔히 각자의 빛을 발하고 있는데요.
지난 40년간의 일본 역사를 일러스트처럼 펼쳐 놓은 우드 병풍, 백 년의 나무 나이를 체감할 수 있는 나이테를 테마로 한 원목 오브제, 너도밤나무가 1년을 보내는 방법을 잎, 나뭇가지, 꽃, 씨앗으로 보여주는 아트 북까지! 단순히 미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무의 효용성과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철학적인 전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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