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12부작 여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매란국극단 마지막 공연 ‘쌍탑전설’이라는 화려한 무대와 함께 대단원 막을 내린 이 작품은, 드라마 속 국극의 독창적인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원작 팬들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방영된 ‘정년이’ 마지막회에서는 재정난에 빠진 매란국극단이 모든 여력을 짜내 선보인 새롭고 실험적인 국극 ‘쌍탑전설’ 무대가 그려졌다. 오디션을 통해 백제의 석공 아사달 역은 주인공 정년이(김태리)가, 그의 라이벌 달비 역은 영서(신예은)가 맡으며, 두 주인공의 호흡과 열연이 극을 빛냈다.
정년이는 기존 매란의 왕자였던 옥경(정은채)과는 180도 다른, 광기에 사로잡힌 예술가를 연기하며 매란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영서는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고, 라이벌인 동시에 동경하는 아사달과 함께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이들의 열정은 매란국극단의 무대가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며, 감동을 안겼다.
특히 정년이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 방청석에 나타난 페트리샤 선생님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한때 정년이 재능을 격려하며 그녀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던 페트리샤의 등장 장면은, 마지막 무대를 더 의미 있게 만들었다.
◆ 원작과 다른 결말, 아쉬움을 남기다
그러나 드라마 ‘정년이’ 결말은 많은 원작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원작에서 결혼 대신 자신의 꿈을 선택했던 캐릭터들이 드라마에서는 결혼을 택하는 결말로 방향을 틀며, 작품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국극단 핵심 캐릭터 중 하나였던 홍주란(우다비)의 결혼 결말은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주란이 다시 국극으로 돌아오는 모습 대신 편지와 회상 장면으로만 등장한 점은, 그의 성장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았던 팬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와 함께 옥경이 방청석에 등장하지 않은 점, 주요 캐릭터들과의 재회가 생략된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년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끝난 결말은 허망하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원작 서사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서사와 감정선의 깊이가 부족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웹툰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캐릭터 부용이가 삭제되며, 원작메시지가 약화되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 용두사미는 피했다…그리고 주목받은 새로운 시도 가치
마지막 공연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전개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정년이’는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던 국극이라는 독창적인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독특한 소재인 국극을 중심으로 한 서사와 배우들 열연으로 주목받은 ‘정년이’다. 드라마는 무대 연출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국극 화려한 매력을 생생히 전달했다. 특히 정년이가 다양한 역할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안겼다.
“결말은 아쉬웠지만, 드라마 속 국극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반응처럼, ‘정년이’는 그 시도 자체로 한국 드라마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결말 완성도에 대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년이’는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언젠가 시즌 2를 통해 보완된 서사로 돌아올 수 있을지, 팬들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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