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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th 서울독립영화제] 김영우 프로그래머 추천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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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0주년을 맞은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 '백현진쑈 문명의 끝'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올해 50주년을 맞은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 ‘백현진쑈 문명의 끝’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올해 제50회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는 28일부터 12월6일까지 서울 CGV 압구정, CGV 청담씨네시티, CGV 영등포에서 펼쳐진다.

개막작 ‘백현진쑈 문명의 끝'(감독 박경근)을 포함해 모두 147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의 50주년 키워드는 ‘오공무한대'(50 to Infinity). “무정형의 영화가 펼쳐낼 무의식의 근사한 발아를 기대”한다는 의미처럼 극영화를 비롯해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독창적이고 신선한 시도에 나선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다양한 장단편영화가 상영되는 만큼 어떤 작품을 봐야 할지 고민인 관객들을 위해 서울독립영화제 김영우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5편을 소개한다. 50주년을 맞은 서울독립영화제의 아이덴티티가 잘 드러나는 장편 영화를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 예매는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 105분 | 본선 장편경쟁

본선 장편경쟁 부문 상영작 '3학년 2학기' 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장편경쟁 부문 상영작 ‘3학년 2학기’ 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2014년 ‘결혼전야’, 2016년 ‘천막’, 2020년 ‘휴가’를 연출한 이란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취업을 위해 현장실습에 나간 창우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창우는 중견기업 현장실습에 지원하지만 번번히 떨어지고, 담임의 제안으로 대학 입학과 병역 특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중소기업에서 실습을 시작한다.

본선 장편 경쟁작으로 냉혹한 사회에 일찍 발을 디딘 아이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배우 유이하, 김성국, 양지운이 출연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 공개됐고, 올해의 배우상·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KBS독립영화상·송원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2020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휴가’ 이후 이란희 감독이 두 번째 장편 ‘3학년 2학기’를 완성했다.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뤘던 ‘휴가’에 이어 이번에는 노동자로서 사회 진입을 앞둔 직업계고 3학년 학생들의 현장실습 이야기”를 그렸다며 “단편 작업부터 노동현장에서 길어올린 현실적인 이야기로 큰 감동과 울림을 주었던 이 감독의 영화세계가 더욱 단단해지며 벼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봄밤’ 강미자 감독 | 67분 | 본선 장편경쟁

본선 장편경쟁작 영화 '봄밤'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장편경쟁작 영화 ‘봄밤’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강미자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알코올 중독자가 된 영경(한예리)과 류머티즘 환자인 수환(김설진)의 이야기다. 권여선 작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소설에서 언급된 12년의 세월을 스크린 위에 얹어 각자 상처를 입고 무너져내린 두 남녀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주연 한예리는 2009년 ‘푸른 강은 흘러라’에서 강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 선보였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2008년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이었던 ‘푸른 강은 흘러라’ 이후 무려 16년 만에 두 번째 장편으로 돌아온 강미자 감독“의 신작이라며 “(영화는)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소설의 시공간을 무한한 영화적 시간으로 풀어내면서 그 위에 남녀의 절절한 사랑을 아프게 새긴다”며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일과 날’ 박민수·안건형 감독 | 다큐멘터리 | 84분 | 본선 장편경쟁

본선 장편경쟁작 다큐멘터리 영화 '일과 날' 속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장편경쟁작 다큐멘터리 영화 ‘일과 날’ 속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하지만 나는 별다를 것 없는 보통의 한 사람일 뿐이다.”

박민수·안건형 감독이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일터에 나가는 9명의 평범한 노동자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누군가는 플라스틱을 선별하고, 누군가는 맥주 양조장에서 일하고, 누군가는 라디오를 수리한다. 서로 다른 노동의 현장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안건형 감독은 ‘고양이가 있었다’, ‘동굴 밖으로’, ‘이로 인해 그대는 죽지 않을 것이다’ 등 실험적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다. 박민수 감독은 2021년 ‘선상지’를 연출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실험적인 다큐멘터리 작업을 통해 주목받은 안건형 감독은 최근 미술 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9명의 평범한 노동자가 등장하는 9개의 일상이자 노동의 시간을 적당한 거리감과 담백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미션’ 안준국·조현경 감독 | 90분 | 새로운선택 장편

새로운선택 장편 부문 상영작 '미션'에서 지우 역을 맡은 박서윤.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 장편 부문 상영작 ‘미션’에서 지우 역을 맡은 박서윤.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11월11일 자정. 경비 당직실에서 아이비리그로 향하는 엽서를 발견하라.’

안준국·조현경 감독이 공동연출한 영화는 입시 사관학교인 한국사관학교 안에서 의미심장한 글귀가 적힌 쪽지가 발견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대입시험을 위해 열중하는 지우, 안락사를 도와주는 단체 유니콘에서 활동하는 한국사관학교 최초의 재수생이자 졸업생 훈이 또 다른 누군가와 마주치는 이야기를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풀어낸 흑백영화이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미션’은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며, ‘새로운 선택’ 경쟁부문 상영작”이라고 강조하며 “강원지역 영화인들의 작품이라는 점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후반제작지원 선정작이기도 한 작품은 입시 사관학교를 배경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이전투구를 통해 한국사회의 압축판이라는 지옥도 같은 입시경쟁을 장르적으로 다뤘다”고 평가했다.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 박효선 감독 | 103분 | 새로운선택 장편

새로운 선택 장편 상영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장편 상영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배우 메릴 스트립을 어떤 수식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메릴 스트립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인연에 슬퍼하는 중년의 여성이 되기도 하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는 빈틈 하나 없는 커리어 우먼이 되기도, ‘철의 여인’에서는 감정적인 동요 없이 이성적 판단만 가능할 것 같은 얼굴을 보여준다. 

그의 이름을 작품에 내건 박효선 감독이 하나의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시작해 한국 여성인권의 현실을 고발하는 저항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꽤 오랫동안 준비해온 프로젝트로 제목 그대로 배우 메릴 스트립을 만나야 완성되는 이야기”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복병을 만나고 미국의 대배우를 섭외하는 무모하고 지난한 도전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도전과 실패의 과정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 되었다고 소개한다. 이어 “그럼에도 이런 실패의 기록은 오히려 대배우를 향한 절절한 애정 고백이기도 하고, 한국사회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혐오와 폭력에 맞서는 투쟁의 기록“이며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후반제작지원작으로 최초 공개한다“고 밝혔다. 

해외 초청작 영화 '해피엔드' 속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해외 초청작 영화 ‘해피엔드’ 속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독립영화제

김영우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작품 말고도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섹션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포진시켰다.

해외 초청작은 ‘서울독립영화제가 주목한 올해의 아시아영화’라는 키워드로, 왕빙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청춘(하드 타임즈)’과 ‘청춘(홈커밍)’, 지아장커 감독의 ‘풍류일대’, 소라 네오 감독의 ‘해피엔드’, 모함마드 마슬로프 감독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 등을 상영한다. 

2018년부터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개최해온 독립영화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1960~1990 독립영화의 고고학’이라는 주제로 유현목 감독의 1966년작 ‘손’과 하길종 감독의 1969년 영화 ‘병사의 제전’, 김의석 감독의 1984년 영화 ‘창수의 취업시대’ 등을 소개한다.  

지역 창작자들을 주목하기 위해 2022년부터 시작한 로컬시네마 섹션에서는 강릉의 한 목공소를 주목한 조남현 감독의 ‘몽고반점’, 부산 중앙동을 담아낸 정지영 감독의 ‘무빙 아웃’, 포항 바닷가를 묘사한 김주리 감독의 ‘환절기’ 등을 선보인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의 단편영화들도 있다. 본선 단편경쟁 27편을 비롯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공선정 감독의 ‘작별’과 감독상 수상작인 임지선 감독의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등을 만날 수 있다. 배우 유지태도 연출작 ‘톡투허’를 내놓고, ‘밀양’의 조용규 촬영감독이 연출한 ‘곡산역’, 음악감독 모그(성이현)의 ‘사랑의 힘’ 등도 관객을 만난다.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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