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에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가운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이에 앞서 약 일주일전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가요계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지난주 하이브에 풋옵션을 행사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하이브가 되사라고 요구한 것으로, 신동훈 전 어도어 부대표, 김예민 어도어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민 전 대표와 같은날 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SM엔터테인먼트 재직 시절부터 민 전 대표와 함께한 ‘민희진 사단’으로 꼽히는 인물이며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 재직시절 어도어 등기이사를 맡기도 했다. 따라서 민희진 사단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 시점에 풋옵션을 행사한 민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지난번에 밝혀진 소위 ‘어도어 빈껍데기 만들기 플랜’의 완성이자 ‘곧 어도어를 떠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분석했다. 불과 두 달 뒤인 내년 1월에만 풋옵션을 행사해도 민 대표가 받는 돈의 가치가 수백억원 이상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민 전 대표가 부여받은 풋옵션의 가치는 어도어의 영업이익과 비례한다. 직전 2개년 어도어 평균 영업이익에 13을 곱하고(풋옵션 13배), 여기에 민 전 대표 보유 주식수를 곱한 값 만큼이 민희진 대표가 주식을 처분하고 받는 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안에 풋옵션을 행사하면 어도어의 2022년, 2023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풋옵션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뉴진스 데뷔해인 2022년, 어도어는 40억원의 영업손실 기록. 2022년 실적이 포함되면 풋옵션 가치가 오히려 내려가는 상황이다.
불과 두 달 뒤인 내년 1월에만 풋옵션을 사용해도 2023년과 2024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풋옵션 가치를 계산한다. 2023년 어도어는 335억원의 영업이익 기록했다. 어도어의 2024년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올해도 흑자를 낼 것은 확실한 상황. 결과적으로 민 전 대표가 내년이 아닌 올해 풋옵션을 사용함으로써 추가 수익 수백억원을 몇 달차이로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손실을 모를 리 없는 민희진 이사와 자문하는 로펌이 굳이 11월초에 풋옵션을 행사하고 이어 전속계약해지 소송을 하겠다는 최후 통첩까지 보낸 것은 연내에 하이브와 결별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 전 대표가 풋옵션을 실제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이브는 풋옵션의 근거가 되는 주주간계약이 이미 해지됐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법원에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의 풋옵션이 살아있는지 여부는 추후 확인의 소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전속계약해지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했다. 멤버들의 요구 중에는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 복귀도 포함됐다. 하지만 어도어가 이러한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앞서 법원이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복귀 가처분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전속계약상 아티스트가 대표이사 선임에 개입할 권리도 없다.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던짐에 따라 결국 뉴진스와 어도어의 결별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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