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세 편의 드라마가 나란히 종영을 눈앞에 뒀다. 이미 마지막 회인 15일 방송 분량을 90분으로 늘리기로 해 기대감을 자아내는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일반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국극의 시대를 배경으로 소리 천재의 성장기를 그리는 tvN ‘정년이’ 그리고 금기와 편견의 세상에 발을 내디딘 여성들의 연대를 그린 JTBC ‘정숙한 세일즈’이다.
각기 개성과 시청자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로 시선을 받아온 작품들이 어떤 결말로 막을 내릴지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연출 송연화)는 최고의 프로파일러로 인정받는 장태수(한석규)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딸 하빈(채원빈)임을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0부작인 드라마는 회를 거듭하면서 이들 부녀의 미묘한 관계를 바탕으로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호평받아왔다. 스크린에 비치는 영화 못지 않은 감각적인 연출력과 영상도 힘을 발휘했다. 지난 10월11일 5.6%(이하 닐슨코리아)로 시작해 최고 7,6%(11월1일)까지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린 것도 이를 방증한다.
드라마는 90분으로 확대 편성한 마지막 회에서 마침내 취조실에서 마주하는 부녀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남궁성우 총괄프로듀서는 “그동안 쌓아왔던 미스터리를 잘 풀어내고, 두 부녀 갈등을 잘 정리하기 위해 최종회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드라마는 살인사건에 얽힌 모든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딸에 대한 믿음을 끝내 버리지 않는 장태수의 모습을 그린다. 제작진은 “한석규와 채원빈이 차가운 취조실 공기를 애틋함으로 채우며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tvN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는 오는 16일과 17일 방송하는 2회분만을 남겨두고 있다.
드라마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여성국극을 소재로 소리 천재 윤정년(김태리)가 국극 스타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아왔다. 경쟁자 허영서(신예은), 스타 배우 문옥경(정은채) 등 매란국극단 인물들과 어머니 채공선(문소리) 등이 윤정년을 둘러싸고 벌이는 이야기도 시청자의 시선을 끌었다. 덕분에 지난 10월12일 첫 회 4.8%는 드라마가 막바지로 치달아가면서 14.1%로까지 시청률이 껑충 뛰었다.
드라마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무리한 연습으로 목소리가 거칠어져 고음을 낼 수 없는 일명 ‘떡목’이 된 윤정년의 위기를 그려왔다. 그 속에서 문소리가 연기한 어머니 채공선이 딸을 옆에 두고 판소리 ‘심청전’의 한 대목인 ‘추월만정’을 부르는 10일 10회 방송분의 마지막 장면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중 문소리는 탁한 음성으로 소리를 내뱉다 점점 맑게 울려퍼지는 소리의 감동을 안겼다.
이는 소리꾼이 되려는 딸의 꿈을 막아온 어머니 채공선이 결국 딸의 편에서 도울 것임을 시사한다. 윤정년 역시 자신의 꿈을 꼭 부여잡고 다시 일어설 것을 다짐하는 듯 비장한 표정을 내어 보였다.
1990년대 초반 성 관념이 여전히 보수적이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나선 네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온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연출 조웅)도 2회분만을 남겨두었다.
‘방판 시스터즈’로 불리는 극 중 김소연,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가 주연한 드라마는 코미디를 중심으로 스릴러의 요소를 곁들여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여기에 김소연과 연우진의 로맨스도 한 몫 거들었다.
이들은 각기 지닌 사연과 그로 인한 상처와 아픔을 공유한 이들은 여성과 성에 대한 편견의 공기가 무거웠던 시절, 이들은 연대의 힘으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과시해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016년 영국 드라마 ‘브리프 엔카운터스(Brief Encounters)’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결말을 두고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원작은 결국 캐릭터들이 행복한 결말로 끝맺음하며 여성 캐릭터들의 주체적인 모습에 방점을 뒀다. 과연 ‘정숙한 세일즈’는 어떤 선택의 결말을 내어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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