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인 엄마가 23세인 아들의 목욕을 시킨다? 11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등장한 ‘왕궁 부부’의 이야기다.
20세에 현재 남편을 만나 6남매를 꾸리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살고 있는 김미숙씨는 24시간이 모자라다. 6남매를 돌보는 것도 모자라 치매 1등급인 시어머니 간호를 하고 있으며, 짬을 내어 알바까지 한다. 남편이 생활비 카드를 끊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바쁜 아내가 유일하게 바닥에 앉는 순간은 빨래를 갤 때뿐. 23년의 결혼 생활 내내 희생하며 살아온 아내는 하다 하다 23세인 아들의 목욕까지 시키고 있었는데, 사실 아들은 4살 때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런 첫째 아들은 종일 엄마 곁을 따라다니는데, 이미 성인이 되었음에도 엄마가 목욕까지 시켜주고 있었던 것. 김미숙씨는 “저도 자주는 못 씻겨준다. 매일 씻겨줘야 하는데, (힘들어서) 그렇게는 못 해준다”라며 같은 성별인 남편이 아들을 자주 씻겨주지 않아 자신이 목욕까지 감당하고 있다고 고백하는데.
이들 부부를 향해, 오은영 박사는 “이런 경우엔 동성인 부모가 목욕을 시키는 게 맞다. 성별을 조심하는 이유는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며 “아빠가 첫째 아들의 목욕을 맡는 것은 단순히 씻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된다”라고 조언에 돌입했다.
그는 “아들에게 ‘엄마랑 몸이 다르지? (다른 성별에 대해) 굉장히 조심하고 신중해야 해’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아들도 다른 사람의 몸을 대할 때 이런 원칙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라며 “이런 것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아빠가 함께하셔야 한다”라는 강조하는데.
또한, 오은영 박사는 ‘싫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는 아내를 향해 “거절하지 않고 다 받아들여야 ‘좋은 엄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이 강한 것 같다”라며 “이건 내면을 굉장히 깊이 탐색함으로써, 스스로를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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