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과 함께한 촬영입니다. 샤넬의 옷을 입으면 어떤 힘이 생기나요
옷은 ‘애티튜드’가 되기도 하잖아요. 연기할 때도 캐릭터의 얼굴로 분장하고 옷을 갖춰입으면 연습 때와는 또다른 몰입감과 힘이 생겨나거든요. 옷이 주는 힘은 정말 크죠. 특히 샤넬은 제게 자유로운 우아함을 선사해요.
오늘 식물이 가득한 공간에서 촬영했지만, 창밖 날씨는 한층 서늘해졌습니다. 겨울의 고윤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늘 담요를 들고 다녀요. 발이 차가워지면 꼭 두르곤 하죠. 붕어빵도 함께입니다. 요즘 파는 곳이 잘 보이지 않아서 쉬는 날에는 붕어빵 파는 곳을 알려주는 어플로 검색해보기도 해요(웃음).
올해를 돌이켜보면 고윤정이 가장 빛났던 순간 중 하나는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무빙」으로 여우신인상을 수상한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이름이 불리자마자 극중 아버지인 배우 류승룡과 어머니인 곽선영과 축하의 포옹을 나누는데, 괜스레 코끝이 찡하더군요. 세 사람의 ‘스핀오프’ 장면 같기도 했죠
그땐 너무 떨려서 제대로 실감나지 않았는데, 끝나고 사진들을 챙겨 보니 뭉클했어요. 극중 희수는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설정이었기에 곽선영 선배님과는 리딩 때 잠깐 인사를 드렸을 뿐, 함께 대사를 주고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물론 제 나름대로는 엄마를 계속 마음 속에 떠올리며 연기했기에 내적 친밀감이 컸지만, 세 가족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없었어요. 그러니 그때 비로소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었죠.
「무빙」의 동료들뿐 아니라, 작품으로 만난 선후배 동료들과 워낙 잘 지내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들과 소소한 감정을 나누는 일은 배우 생활의 큰 즐거움인가요
그럼요. 일을 그저 일로만 대하거나 힘들다고 탓하기만 하면 금세 지치잖아요. 촬영 현장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몸은 피곤해도 마음이 먼저 향해요. 「로스쿨」을 찍으며 그 감정을 처음 느꼈고, 「환혼」 「헌트」 「무빙」을 이어 찍으면서 그 마음은 더 커졌고요. 아직은 어린 마음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다같이 친해져서 얼른 가서 함께 놀고 싶다는 생각으로, 늘 가고 싶은 현장을 만들어요! 실제로 제 동료들 모두 재밌고 참 따뜻한 사람들이었어요.
곧 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 공개를 앞두고 있죠. 의외로 알콩달콩한 로맨틱코미디 장르는 거의 하지 않았더군요
사실 로맨틱코미디가 제게는 꽤 멀게 느껴지는 장르였어요. 로맨스는 인물의 감정 표현이나 기복에 따라 흘러가며 몰입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부담이 있었죠. 이 작품은 로맨스도 물론이지만, 다른 장르 요소들이 두루 포함되어 있어서 감독님, 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10년 후에도 꼭 지키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무엇이든 즐기는 모습. 부정적인 생각이나 에너지로 일을 대하고 싶지 않거든요. 이 순간을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고윤정이 즐거운 일상을 가꿔 나가는 방법은
여건이 된다면 무조건 푹 자기!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육볶음 맛있게 먹기.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과 재밌는 얘기하기. 조금만 신경 쓰면 챙길 수 있는 것들이에요. 거창한 것만이 삶을 즐겁게 한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고윤정의 화보와 인터뷰 전문은 〈엘르〉 12월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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