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는 건, 그 무엇보다 두렵다.
지난 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한지일은 영화 제작, 호텔 등 사업에 실패하면서 100억 원대 전 재산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한지일은 4년 전 두 아들과 함께 살던 방 다섯 칸의 넓은 집에서, 지금은 11평 남짓한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최근에는 일용직을 전전하다 거동이 불편해졌다고.
그는 “인생 파장이 심했다. 아버지를 모른 채 태어났지만, 어머니와 이모의 보살핌 속에서 금수저로 살았다”며 “미국에서 어려운 생활도 하다가 고국에서 부귀영화도 누려봤고 바닥도 쳤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톱스타가 땅에 팍 떨어지면 얼마나 괴로운 줄 아냐”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는데.
2년 반 전 허리 디스크 판정까지 받은 한지일. “일시적인 증상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지인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뇌 MRI를 찍었다며 “(다리가 불편해) ‘파킨슨, 알츠하이머 증상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겁이 나 미국에 다녀왔다.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내 몸이 이렇게 앞서서 걸어가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지난달 동료 배우 김수미의 장례식에 다녀오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이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조그만 집에서 고독사해서 발견을 못 하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라고 토로했다.
한지일은 더 늦기 전에 이루고 싶은 인생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한지일은 멋있는 영정사진을 미리 찍고 싶다며 사진관을 찾았다. 평범하게 생긋 웃는 사진보다 손과 얼굴을 바꿔가며 다양하게 사진을 찍고 싶다는 한지일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사진을 찍었다. 정장을 입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캐주얼한 복장으로 유쾌한 모습 또한 보여줘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한지일은 1970~1980년대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1973년 영화 ‘바람아 구름아’에 주연으로 출연, 이후 ‘길소뜸,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의 영화에 출연해 전성기를 누렸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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