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밥 회수는 과연 가능할까. 이러다 마지막 회에 가서야 서둘러 곳곳에 심은 떡밥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건 아닌지 궁금증이 인다.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실마리를 좀처럼 풀지 않고 있다. 1회부터 시작된 팽팽한 긴장감은 유지되지만 여전히 극중 살인사건들에 관한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배우 한석규와 신예 채원빈이 주연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연출 송연화)가 아직도 비밀을 감춘 소녀 하빈의 마음을 온전히 꺼내 보이지 않고 있다. 집요할 정도로 느리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하빈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짜릿한 긴장감을 유지한 덕분에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았지만 결말을 향해가는 가운데서도 하빈의 정체와 사건의 비밀은 제자리다. 하빈은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음을 맞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꾸만 용의자로 지목되도록 자신을 노출하지만 왜 꼭 그래야 하는지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프로파일러인 아빠 태수는 그런 딸이 용의자가 되지 않도록 사건을 은폐하기 바쁘다. 늘 딸보다 한발 늦는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프로파일러 아빠와 미스터리한 딸이 비밀을 감추고 벌이는 부녀 스릴러를 표방하면서 호평을 받았지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사건과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지 않는 제작진의 고집스러운 연출로 인해 당장 시청률도 하락세다.
드라마는 비슷한 시간 방송하는 tvN ‘정년이’와 최근 막을 내린 SBS ‘지옥에서 온 판사’와 맞물려 지난 10월11일 방송을 시작한 이후 줄곧 5~6%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서서히 완성도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1일 방송한 6회에서 자체 최고치인 7.6%(닐슨코리아·전국 기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다시 하향곡선이다. 2일 방송한 7회에서 5.3%까지 하락했다. 보통 금토드라마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토요일 방송의 시청률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단 하루 차이로 2.3%P가 하락하기는 이례적이다.
‘이토록 친민한 배신자’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서는 하빈에 관한 힌트가 절실하다. 그와 얽힌 사람들은 모두 비극적으로 눈을 감았다. 어릴 때는 동생 하준이 추락사했고, 처음으로 생긴 친구 수현도 백골 사체로 발견됐다. 하빈이 의도적으로 접근한 가출 소녀 송민아는 죽은 것으로 의심되지만 시체를 찾을 수 없는 상태. 심지어 계속 하빈과 격하게 대립하더 가출팸의 리더 최명민(김정진)까지 누군가에게 잔혹하게 살해됐다.
하빈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교사인 박준태(유의태)가 영민을 죽은 범인이라고 자수를 했지만 이 역시 쉽게 믿기 어렵다. 2중, 3중으로 쌓은 수수께끼 같은 관계를 통해 쉽게 실마리를 주지 않는다. 떡밥은 무수한데, 힌트가 없다보니 점차 시청자들도 지치는 기색이다.
한석규가 연기하는 태수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프로파일러이지만 늘 딸보다 늦는다. 딸은 아빠 앞에서 보란듯이 용의자가 되기를 자처하고, 이에 아빠는 딸의 흔적을 감추려고 애쓴다. 이전에 없던 부녀 스릴러로 당당하게 출발한 기세가 결말을 앞두고 주춤하고 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당장 9일부터 강력한 경쟁작인 SBS ‘열혈사제2’와 맞붙는다. 김남길과 이하늬가 주연한 통쾌한 액션극이다. 지난 2019년 방송해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히트작의 후속편인 만큼 이를 기다린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태수와 하빈 부녀가 넘어야 할 숙제가 또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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