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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이름, 정년이] 국극 스타들의 치열한 경쟁..천재 질투한 2인자도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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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한 살리에르(오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시네마뉴원
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한 살리에르(오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시네마뉴원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는 타고난 소리꾼 윤정년(김태리)과 노력형 소리꾼 허영서(신예은)의 경쟁구도이다. 천재적 재능과 기지로 역경을 딛고 성장해가는 정년과, 그런 정년에게 질투심과 열등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갈고 닦는 영서의 분투가 시청률을 높이는 요인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정년과 영서는 서로를 의식하고 자극을 주며 국극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두 캐릭터처럼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경쟁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스크린에서도 관객의 흥미를 자극해왔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1984년 영화 ‘아마데우스’가 우선 첫 손에 꼽힌다.

천재 또는 재능이 뛰어난 사람에게 질투심과 열등감을 느끼는 것을 가리켜 ‘살리에리 증후군’이라 일컫는다. 여기서 살리에리는 ‘음악 신동’으로 불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를 질투한 인물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아마데우스’는 궁정음악가로 명성을 얻은 살리에리(F. 머레이 아브라함) 앞에 젊은 음악가 모차르트(톰 헐스)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매료된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오만하고 방탕한 성격에 실망하게 되고, 동시에 그가 가진 재능을 시기하다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다.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1985년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등 8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프레스티지'는 최고의 마술사를 꿈꾸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프레스티지’는 최고의 마술사를 꿈꾸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도 있다. 2006년 작품 ‘프레스티지’이다.

1900년대 말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최고의 마술사를 꿈꾸는 두 남자의 비극적 경쟁을 그렸다. 크리스찬 베일이 가난하지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알프레드 보든을, 휴 잭맨이 재능은 부족해도 뛰어난 쇼맨십과 부유한 집안 출신 로버트 앤지어를 연기했다. 동료였던 두 사람은 앤지어의 아내가 수중마술 도중 죽는 사건을 계기로 원수지간이 된다. 이후 서로에게 집착하며 상대의 마술 비밀을 캐기 위해 위험한 경쟁을 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동력 삼아 이야기를 펼쳐낸다.

‘프레스티지’는 최고의 마술로 완벽한 환상을 구현해내려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욕망, 집착, 시기,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탐구한다.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가 허구의 이야기 속 실존인물인 니콜라 테슬라를 연기하며 극에 흥미를 더한다.

영화 '은교'에서 스승과 제자로 호흡을 맞춘 박해일(왼쪽)과 김무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은교’에서 스승과 제자로 호흡을 맞춘 박해일(왼쪽)과 김무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도 이 같은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2012년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노시인과 그의 제자, 그리고 열일곱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노시인은 소녀의 젊음을, 제자는 노시인의 재능을, 그리고 소녀는 시인의 세계를 각기 동경한다. 소녀의 등장으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스승의 재능을 질투하며 그를 넘어서려 하는 제자의 욕망도 강렬하게 표현된다. 스승이 영감을 얻는 소녀에게 제자가 흑심을 품으면서 이들의 관계는 파국을 맞게 된다.

‘은교’는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각각의 인물을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이 연기했다. 특히 소녀 은교 역 김고은은 데뷔작인 이 무대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펼쳐 각종 영화상의 신인상을 휩쓸며말 그대로 ‘혜성’ 같은 등장을 알렸다.

영화 '상의원'에서 어침장 조석돌을 연기한 한석규와 옷 짓는 솜씨가 뛰어난 이공진을 연기한 고수.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상의원’에서 어침장 조석돌을 연기한 한석규와 옷 짓는 솜씨가 뛰어난 이공진을 연기한 고수. 사진제공=쇼박스

이원석 감독의 2014년 영화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 의복을 만드는 상의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과 질투를 그렸다. 30년간 왕실의 옷을 지어온 상의원 어침장 조돌석과, 왕비의 청으로 급하게 입궐해 하루 만에 왕의 면옥을 완성해낸 이공진의 이야기이다. 공진이 뛰어난 솜씨로 왕의 신임을 얻어 입지를 쌓자 돌석은 그의 재능을 시기하며 궐에서 쫓아내려 한다. 영화는 의복을 통해 서열의 계급구조,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통찰한다.

한석규가 왕과 왕비의 옷을 만드는 어침장 돌석으로, 고수가 옷 짓는 솜씨가 뛰어난 공진으로 분해 우정과 갈등을 그린다. 여기에 유연석과 박신혜가 왕과 왕비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웠다. 의상도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제작비의 10%가 넘는 규모를 의상에 사용할 만큼 주요한 볼거리로 등장한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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