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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서 뭘 볼까? 칸의 선택 ‘아노라’ VS 희한한 공포 ‘아메바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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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노라'의 한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영화 ‘아노라’의 한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그동안 접하지 못한 짜릿한 웃음을 원한다면 주말 극장으로 눈을 돌리는 게 방법이다. 매년 5월 전 세계 영화계의 눈이 집중된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된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노라’와 신인 감독의 기발한 감각이 단연 돋보이는 희한한 공포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는 같은 날 공개한 첫사랑 이야기 ‘청설’과 더불어 가을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노윤서와 홍경, 김민주까지 청춘스타들이 만든 설레는 첫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재치로 무장한 두 편의 영화 역시 개성 넘치는 재미와 메시지를 장착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화를 원하는 관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아노라’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타이틀의 무게감을 지녔지만 영화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반전의 연속이다. 뉴욕의 스트리퍼와 철없는 러시아 갑부의 아들이 첫눈에 반해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왕자님과의 결혼으로 신분 상승을 노리는 주인공 아노라(미키 매디슨)의 욕심과 달리 그의 어린 남편 이반(마크 아이델슈테인)의 부모는 스트리퍼 며느리를 두고 볼 수 없어 이들의 결혼을 무효로 만들려고 나선다. 이를 위해 험상궂은 해결사 3명이 뉴욕으로 급파되고, 놀란 이반이 자취를 감추면서 아노라와 해결사들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블랙코미디 특유의 진한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세상을 향한 감독의 목소리는 영화 속에 살아 있다. 션 베이커 감독은 지난 5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이 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성 노동자의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주목한 스트리퍼 아노라뿐 아니라 감독은 앞서 이름을 알리게 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미국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빈민촌을 배경으로,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젊은 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뤄 주목받았다.

‘아노라’는 8일 오전 기준 실관람객의 평점인 CGV골드에그지수에서 94%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에 관객이 만족을 표하는 결과다. 주로 2030세대 관객이 영화를 집중적으로 선택한다. CGV 예매기준 전체 연령별 예매 분포에서 30대가 3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0대는 28.5%로 뒤를 이었다. 

무서운데 웃긴 독특한 공포영화로 주목받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무서운데 웃긴 독특한 공포영화로 주목받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공포영화 

신인 김민하 감독이 연출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제작 26컴퍼니)은 여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개교기념일 밤 학교에 남아 귀신과 숨바꼭질을 벌여 이기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다는 속설을 믿고 귀신과 마주하는 여고생 4명의 이야기다. 학교를 무대로 삼는 공포영화의 설정은 1998년 시작한 ‘여고괴담’ 시리즈부터 익숙한 접근이지만,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이런 전통성을 지키면서도 뜻밖의 길을 주저 없이 개척한다.

영화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개교기념일의 밤 학교를 배회하는 소복 입은 귀신의 등장은 공포심을 한껏 자극하지만, 영화는 무서운 가운데 웃음이 터지게도 한다. 소위 ‘B급 감성’으로 무장해 귀신부터 석가모니, 성모 마리아가 총출동하면서 웃긴데 무섭고, 무섭다가 다시 웃기는 희한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배우 김도연과 손주연, 강신희, 정하담은 영화에서 귀신과 ‘맞짱’ 뜨는 개성 넘치는 여고생 지연과 은별, 현정, 민주 역을 각각 맡아 뜨거운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낸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도 맡은 김민하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아메바 소녀들’이라고 정한 이유에 대해 “아메바를 현미경으로 보면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영화에서 지연과 현정, 은별을 통해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꿈이 없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해외 영화제에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을 먼저 본 ‘파묘’의 장재현 감독은 “골 때린다”는 평가를 내놓았다는 후문이다. 긍정적인 의미로, 작품과 감독이 지닌 독특한 개성에 놀라움을 드러낸 반응이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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