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에게 매일 혼나기만 했다”
그녀가 고백한 안타까운 사연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은경은 KBS 입사 초창기를 회상하며 “선배들에게 매일 혼났다. 출근만 하면 아나운서실이 떠들썩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녀의 유쾌한 고백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큰 웃음을 자아냈다. 1995년 KBS 21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최은경은 보수적인 방송국 분위기 속에서도 파격적이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SBS 예능 프로그램 ‘돌싱포맨’에서 김원희와 이상민은 최은경의 당시 이미지를 회상하며 입을 모아 “최은경 때문에 ‘신세대 아나운서’라는 말이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은경은 머리를 분홍색으로 염색한 채 나타나 선배들의 지적을 받으면, 대답 대신 보라색으로 바꾸고, 또 다른 지적이 들어오면 초록색으로 변신하며 당차게 맞섰다. 그 모습에 선배들은 고개를 내저으며 “쟤는 건드리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녀의 개성이 아나운서실 분위기마저 바꿔놓았던 것이다.
최은경의 독특한 면모는 대학 시절부터 두드러졌다.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 출신인 그녀는 당시 ‘무도회장의 퀸’으로 통할 정도로 나이트클럽을 사랑했다. 동기들은 “최은경은 도서관 위치도 모를 만큼 수업을 땡땡이치고 춤에 빠져 지냈다”라고 폭로했다.
심지어 교생실습 전날 밤까지 나이트에서 놀다 다리까지 다쳤으며, 첫날부터 지각한 채 노란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 다리를 절며 운동장을 가로지르던 모습에 학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최은경은 자신이 교직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뉴스 진행’이 꿈이라고?
하지만 그 선택 역시 순탄치 않았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최은경은 “입사하고 나서 뉴스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는데, 선배들이 전부 ‘너는 뉴스 진행 못 할 거다’라고 웃으며 말하더라. 그때 정말 많이 울었다”라고 고백했다.
백지연 아나운서를 동경하며 앵커를 꿈꿨던 그녀였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심지어 선배들은 “우린 너를 뉴스 하라고 뽑은 게 아니다. 그러니까 뽑지 말자고 그러지 않았냐”라며 차갑게 선을 그었다.
결국 그녀가 맡았던 뉴스는 개그콘서트의 ‘언저리 뉴스’가 전부였다. 꿈꾸던 뉴스 진행은 멀어졌지만, 그녀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2002년, 최은경은 프리랜서로 전향하며 아나운서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나테이너’의 길을 개척했다. 이후 특유의 입담과 센스를 발휘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와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연기도 선보이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입증했다. 특히 MBN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무려 13년째 박수홍과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최은경의 여정은 도전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매일 혼나면서도 꿋꿋이 버텼던 신입 시절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길을 개척해 나가는 현재까지. 그녀는 꿈을 향한 열정과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기에 지금의 당당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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