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장 제한?
신라호텔의 뜻밖의 논란과 사과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 씨는 20년 넘게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며 한국 전통 의상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스캔들’과 ‘쌍화점’의 화려한 한복을 제작한 그의 손길은 작품 속에서 한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으며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평소에도 한복을 입고 다니며 청담동에 위치한 그의 한복숍 ‘담연’을 운영해 온 이 씨는 과거 서울 장충동의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한복은 입장 불가?
식사를 위해 뷔페 입장을 준비하던 이혜순 씨는 현장 직원으로부터 ‘한복과 트레이닝복을 입은 고객은 드레스 코드 방침에 따라 입장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
전통 의상인 한복으로 인해 입장이 제한된다는 말에 놀란 이 씨는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당직 지배인은 한복이 부피가 있어 다른 고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입장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당시 이 씨가 입은 한복은 얇은 비단 소재로, 전통적인 우윳빛 저고리와 청보랏빛 치마로 단정하게 차려입은 차림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이 씨는 혹시나 한국의 대표 호텔에서 ‘한복 입장을 막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해외 토픽으로까지 번질까 우려되었다고 한다.
이 씨의 차남은 이 사실을 트위터에 알렸고 상황은 빠르게 확산되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라호텔의 조치를 비판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신라호텔이라면 정문의 기와 장식부터 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부터 “전통을 강조하는 이름과 다르게 전통을 거부하는 호텔이라니”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일이 화제가 되자 신라호텔의 이부진 사장은 다음날 아침 이혜순 씨의 한복숍을 직접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부진 사장은 “민망해서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직접 사과했고 이 씨는 그 진정성 있는 태도에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신라호텔 측은 “뷔페의 특성상 고객들이 한복에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청하는 안내가 이뤄져 왔으나, 현장에서 전달이 미숙했던 부분에 대해 사장님이 직접 사과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라호텔 전무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복 착용 고객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정중한 사과의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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