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우도환과 이유미가 인생의 마지막 여행길에 올랐다. 오정세까지 이들의 여정에 합류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고 자아를 회복하는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 플랑크톤’이 오는 8일 전 세계 시청자를 찾아온다. 주연으로 나선 3명의 배우는 대본을 읽은 순간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졌다면서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각오다.
우도환과 이유미 그리고 오정세가 주연한 ‘Mr. 플랑크톤’은 누구도 원하지 않은 가운데 태어난 주인공 해조의 마지막 여행에 그의 전 여자친구인 재미가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재미와 결혼을 약속한 예비 신랑 어흥이 가세하면서 서로 다른 사정과 비밀을 지닌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여정이 시작된다.
우도환은 4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Mr. 플랑크톤’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읽자마자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라 욕심이 났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을 통해 청춘의 성장사를 그린 우도환은 이번 작품에서는 태어난 순간부터 지닌 결핍으로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인물 해조를 연기한다. “실수로 태어난 사람이자 누구도 태어나길 바라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해조를 설명한 우도환은 부유하는 “플랑크톤처럼 살아오면서 재밌다고 생각하는 일에만 몰두한 캐릭터”라고도 밝혔다.
드라마는 해조가 ‘마지막 여행’을 결심하고 나선 길에서 시작한다. 그의 헤어진 연인 재미가 해조의 여행에 동행한다. ‘Mr. 플랑크톤’은 이들이 겪는 여러 일들과 사람들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드라마 제목인 플랑크톤은 비록 미생물일지라도 그 존재의 의미가 분명하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주인공 해조를 빗댄 제목이기도 하다.
우도환은 ‘Mr. 플랑크톤’을 통해 “내 안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 주연 영화인 ‘사자’를 시작으로 ‘신의 한수: 귀수편’을 비롯해 지난해 주연한 MBC 사극 ‘조선변호사’까지 그동안 장르의 특색이 분명한 드라마나 영화에 주로 출연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미지의 캐릭터를 소화한다. “조금이라도 더 나이를 먹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며 “욕심이 많이 났다”고 의욕을 보였다.
● 홍종찬 PD “따뜻한 이야기” 주목
우도환의 여정에 이유미와 오정세가 함께 한다. 이유미가 연기하는 인물 재미는 불운을 몰고 다닌다는 설정이다. 엄마가 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결혼을 앞두고 그 꿈을 이룰 수 없게 되면서 갈등과 방황을 겪는 캐릭터다. “이 역할을 내가 맡으면 욕심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와 사랑에 빠졌다”고 밝힌 이유미는 “꿈이 꺾인 뒤 절망하면서도 너무 아파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예쁜 꽃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오정세는 극중 종갓집의 5대 독재로 완고한 집안 어른들의 반대를 꺾고 재미를 열렬히 사랑하는 어흥 역이다. 결혼식 전날 예비신부 재미가 사라지면서 혼란에 빠지고, 이내 그를 찾아 나서는 인물이다. 오정세는 역할에 대해 “재미를 만나 모든 걸 처음 해본다”며 “처음 사랑하고 처음 이별하고 처음 가출도 한다”며 “드라마에서 ‘처음’이라는 키워드와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오정세 역시 대본의 힘에 이끌려 ‘Mr. 플랑크톤’을 택했다. “재미와 해조, 어흥의 이름처럼 드라마도 만화같은 이야기로 느껴졌다”며 “재미와 감동이 있는 대본이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어흥의 모친 범호자 역은 배우 김해숙이 맡았다. 재미에게 엄격한 종부 교육을 시키는 예비 시어머니이자, 어흥에게는 호랑이 같은 어머니다.
사실 배우들이 ‘Mr. 플랑크톤’에 이처럼 의욕과 애정을 보이는 이유는 작가와 연출자에 갖는 신뢰 덕분이기도 하다. 극본을 쓴 조용 작가는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소외된 인물들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주목받았다. 이번 ‘Mr. 플랑크톤’은 KBS 2TV ‘저글러스’와 2부작 단막극 ‘옥란면옥’에 이어 4번째 선보이는 드라마다.
연출은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이야기를 주로 그린 홍종찬 PD가 했다. 김혜자부터 나문희까지 노년의 배우들의 인생과 우정을 그린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부터 김혜수가 주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등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 연출자다. 이번 ‘Mr. 플랑크톤’에 대해 홍종찬 PD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따뜻한 이야기”에 주목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조용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작은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줬다”며 “캐릭터들의 감정을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는 작가의 태도,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로드 무비 형식의 장르가 좋았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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