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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투굿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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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중앙에 놓인 ‘롤리폴리(Rolypoly)’ 체어와 테이블은 투굿(TOOGOOD). 소파는 제르바소니 (Gervasoni), 책꽃이 위 세라믹 조각품들은 킴 노턴(Kim Norton).

거실 중앙에 놓인 ‘롤리폴리(Rolypoly)’ 체어와 테이블은 투굿(TOOGOOD). 소파는 제르바소니 (Gervasoni), 책꽃이 위 세라믹 조각품들은 킴 노턴(Kim Norton).

저택을 배경으로 서 있는 에리카 투굿.

저택을 배경으로 서 있는 에리카 투굿.

에리카는 브랜드 투굿의 컬렉션을 위한 핵심 컨셉트를 이 작업실에서 완성한다.

에리카는 브랜드 투굿의 컬렉션을 위한 핵심 컨셉트를 이 작업실에서 완성한다.

분홍 세라믹은 댄 켈리(Dan Kelly) 작품.

분홍 세라믹은 댄 켈리(Dan Kelly) 작품.

‘스컬프터스(Sculptors)’ 테이블과 세라믹 접시 ‘도우(Dough)’는 투굿 (TOOGOOD). 지안도메치오 벨로티(Giandomecio Belotti)가 디자인한 ‘스파게티(Spaghetti)’ 체어는 알리아스(Alias).

‘스컬프터스(Sculptors)’ 테이블과 세라믹 접시 ‘도우(Dough)’는 투굿 (TOOGOOD). 지안도메치오 벨로티(Giandomecio Belotti)가 디자인한 ‘스파게티(Spaghetti)’ 체어는 알리아스(Alias).

멀리서 보면 물결처럼 일렁이는 황금빛 카키색 태피터처럼 보이는 커튼이 걸려 있는 이 건물은 패션 디자이너 에리카 투굿(Erica Toogood)의 집이다. 영국 햄프셔와 웨스트 서식스의 경계에 있는 이곳에서 건축가 남편 토마스 다우네스(Thomas Downes), 여섯 살 아들 카스(Cass)와 생활하고 있다. “이 커튼은 스코틀랜드의 한 공장에서 제작된 방수 원단이에요. 저는 직물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걸 좋아해요. 이렇게 하면 주변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거든요.” 에리카의 집은 1859년에 지은 본햄 카터스(Bonham Carters) 가문의 저택 옆에 있다. 과거 직원 숙소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2층 주택이다.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1층은 에리카의 작업실. 그녀는 투굿의 이전 컬렉션에서 사용했던 독일산 산업용 펠트를 활용해 작업 선반을 가렸다. “파예와 상의해 여기서 컨셉트를 만든 후 팀과 공유하고 있어요.” 에리카는 남편 토마스와 함께 사용하는 이 작업실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여기서 작업하는 시간은 일종의 치유예요. 나무와 동물에 둘러싸여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창작 공간이죠. 우린 둘 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런던에 가요. 혼란과 평온이 공존하는 이중적 생활이 필요하거든요. 언젠가는 시골로 이사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런던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이 적당한 것 같아요.” 브랜드 투굿은 에리카 가족이 런던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다운으로 이사했던 시기부터 ‘디지털 유목민’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에리카는 2023년 9월,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햄프셔에 정착했다. “아들 카스를 위한 혁신적이고 연구 중심의 학교를 찾았거든요. 이 전원주택은 집주인이 주방과 거실을 오픈 플랜 구조로 개조한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에리카와 토마스는 이 집을 자신들의 공간으로 꾸몄다. 토마스는 약 48만㎡ 규모의 숲을 산책하며 고객과 통화하고, 에리카는 톰 요크(Thom Yorke)의 음악을 들으며 재봉 작업을 한다. “우리는 점심을 위해 따로 식탁에 모이지 않아요. 대신 커피를 한 주전자 가득 내리고 황동 쟁반에 담아 작업실로 가져가죠. 추운 날에는 토마스가 불을 지피곤 해요.” 여름에는 런던 친구를 초대해 넓은 정원에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침대는 제르바소니(Gervasoni), 오른쪽에 있는 나무 선반은 맥스 프롬멜드 (MaxFrommeld), ‘코블 (Cobble)’ 사이드테이블과 컬렉션 008 쿠션은 투굿, 트렁크는 앤티크, 레진 쿠션 조각품은 에리카 투굿, 벽에 걸린 베지터블 가죽으로 제작된 사라 케이 로드(Sarah Kaye Rodden)의 작품은 프랜시스(Francis) 갤러리.

침대는 제르바소니(Gervasoni), 오른쪽에 있는 나무 선반은 맥스 프롬멜드 (MaxFrommeld), ‘코블 (Cobble)’ 사이드테이블과 컬렉션 008 쿠션은 투굿, 트렁크는 앤티크, 레진 쿠션 조각품은 에리카 투굿, 벽에 걸린 베지터블 가죽으로 제작된 사라 케이 로드(Sarah Kaye Rodden)의 작품은 프랜시스(Francis) 갤러리.

아프리카산 나무 판자로 직접 만든 주방 가구와 스툴은 모두 빈티지.

아프리카산 나무 판자로 직접 만든 주방 가구와 스툴은 모두 빈티지.

아프리카산 나무 판자로 직접 만든 주방 가구와 스툴은 모두 빈티지.

아프리카산 나무 판자로 직접 만든 주방 가구와 스툴은 모두 빈티지.

네온 유리 조명은 요헨 홀츠(Jochen Holz)의 작품, 벽에 걸린 오른쪽 두 작품은 댄 켈리(Dan Kelly).

네온 유리 조명은 요헨 홀츠(Jochen Holz)의 작품, 벽에 걸린 오른쪽 두 작품은 댄 켈리(Dan Kelly).

앤티크 의자 위쪽에 걸린 조각품은 제인 K 모터(Jane K Morter)의 작품.

앤티크 의자 위쪽에 걸린 조각품은 제인 K 모터(Jane K Morter)의 작품.

에리카와 토마스가 이 집에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여전히 런던에 집을 가지고 있어요. 아직 도시를 완전히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거든요. 언제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삶이죠.” 토마스가 설명한다. 에리카는 이런 생활이 “스스로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집 내부는 투굿의 모든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언니 파예가 디자인한 가구들, 플린트(Flint) 색상으로 칠해진 방들은 모두 브랜드 ‘투굿’을 떠올리게 한다. 집 안 쿠션들은 이전 컬렉션에서 남은 천 조각으로 만들었다. “저는 항상 천을 모아둬요. 소파에 있는 핸드메이드 누빔 천은 2016년에 발표한 컬렉션 005에서 사용된 거예요. 저는 인테리어 직물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패션 원단에 깊은 유대감을 느껴요.” 주방에 있는 과일과 채소조차 투굿 특유의 현대적이고 기발한 방식으로 배치된다. 촬영을 앞두고 아스파라거스에 묶인 파란 고무줄을 제거하자고 제안하자, 에리카는 고무줄의 색상과 재료의 대비가 마음에 든다며 그대로 두길 원했다. 에리카와 토마스는 평소 머리부터 발끝까지 투굿 의상을 즐겨 입는다. 2013년, 다양한 직업에서 영감을 받아 유니폼처럼 기능적인 옷을 디자인하기 위해 시작된 투굿의 대표 의상은 와이드 핏의 베이커 팬츠와 여유로운 핏의 싱글 브레스티드 보태니스트 재킷, 왁스 처리된 메신저 코트 등이다. “저희는 둘 다 미디엄 사이즈를 입어요. 유니섹스 사이즈 덕분에 서로 옷을 공유할 수 있죠.” 에리카 부부가 파예와 그녀의 남편 매트 기버(Matt Gibber)를 만날 때면, 네 명 모두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입은 경우도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자신과 주변 사람을 위한 거예요. 가족이 함께 있을 때마다 각자 옷을 어떻게 입고 변형했는지 보는 게 흥미로워요. 옷이 각자 삶의 방식에 따라 진화하는 걸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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