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자신의 삶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소영환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여름엔 수상스키, 겨울엔 스노우보드. 골프에 춤까지 섭렵했다. 자타공인 취미 부자, 소영환(35) 씨. 주말에 비가 와도 마라톤에 나간다. 겨우 1킬로미터 걷다가 “아이고, 나 죽네” 곡소리를 낸다. 벤치에 앉자마자 한쪽 다리를 쑥 뽑는 영환 씨. 사실 그의 오른쪽 다리는 의족이다.
지난해 5월, 퇴근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자동차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다친 다리에 균을 제거하는 수술을 네 번이나 받았지만, 결국 괴사가 시작됐고 오른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창 달려야 할 나이에 영환 씨는 다시 의족을 차고 인생의 두 번째 걸음마를 시작했다. 재활치료사들이 쉬엄쉬엄하라고 말릴 정도로 치열하게 연습했고, 두 달 만에 걸음마를 뗐다. 올해 5월에는 회사에도 복직했고, 다리를 잃기 전에 했던 모든 일을 다시 하나씩 도전해나가고 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도 당황스러울 만큼 일찍 마음을 추스른 영환 씨는 개인방송 채널을 만들어 자신을 ‘절단러’로 소개한다. 다리가 없어도, 한발로 잘 살아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소개하는데. 그렇게 매사 당당한 영환 씨가 다리를 잃은 후, 가장 걱정했던 건 결혼이었다. ‘나라면, 다리가 없는 사람과 연애를 시작할까? 굳이?’ 그런 생각 끝에 ‘내 인생은 끝났구나’ 좌절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때 힘을 준 건, 같은 절단 장애인 선배님들이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너의 모자람도 사랑해줄 거야” 그 한 마디에 용기가 났다.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 때까지 더 좋은 사람이 돼 보기로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고, 단단한 마음으로 불행에, 장애에 맞서고 있다. 한 발로 수상스키? 못 탈 게 뭔가. 뮤직비디오도 근사하게 찍어볼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처럼 무릎이 꺾여 좌절하고 있을 때, 손을 잡고 마음을 일으켜 세워줄 것이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신나게 살아낼 것이다. 아직, 한 발 남았으니까.
한편 영환씨의 이야기는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오전 7시 50분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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