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지상파나 종합편성 방송사를 제치고 국내 영상 콘텐츠 업계의 주류로 떠올랐는데도 심의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부적절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유료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한 공정경쟁 환경 조성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방송학회와 한국미디어정책학회 공동 특별세미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심 교수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사례를 위주로 OTT 규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흑백요리사’ 일부 출연자들의 몸에 새겨진 문신이나 출연자가 말한 욕설이 그대로 노출된 점, 특정 제품 이름이 가려지지 않은 채 화면에 등장한 점 등이 지상파 또는 종편 방송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혐오와 불쾌감 지양, 청소년 모방 우려 등을 이유로 문신에 사후 규제를 적용할 수 있고, 방송사들은 출연자의 문신을 파스로 가리거나 흐리게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욕설 사용은 방송심의 기준에 위반될 수 있어 방송사들은 해당 장면을 통으로 지우거나 ‘삐’ 소리를 덧씌운다”며 “제품명 표기 역시 방송 심의 제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지상파나 종편 방송사들은 사전 자율규제와 사후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되는데 OTT 사업자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만 받으면 된다”고 OTT와 방송에 대한 규제 차이를 설명했다.
아울러 “방송은 실시간으로 재생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전송되며 접근성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사회적 영향력이 클 것이라 간주됐고, 그래서 내용 규제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흑백요리사’는 방송으로 규정되지 않아 심의규제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심 교수는 또 “매체가 갖는 사회적 영향력은 규제의 강도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며 “비보도 부문만 놓고 보면 지상파나 종편의 프로그램이 넷플릭스 등 OTT 오리지널 프로그램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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