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김수미의 갑작스러운 부고가 전해졌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활발하게 활동해온 김수미였기에 그의 사망이 충격을 더했다. 이처럼 스타의 죽음은 때론 갑작스럽기도, 때론 충격적이기도 하다. 2024년을 두어 달 남기고, 올 한 해 우리 곁을 떠난 별들을 다시금 기억해 본다.
◆ 음악으로 대중을 위로한 그들…영원한 별이 된 가요계 스타
올해는 가요계 부고가 잦았다. 올 1월에는 록 밴드 사계 출신의 가수 정선연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2월 20일에는 방실이(방연순)의 부고가 전해졌다. 18년 여간 뇌경색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방실이가 결국 요양 병원에서 별세한 것. 1980년대 미8군 부대에서 가수로 활약하다 서울 시스터즈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솔로 활동을 하면서 ‘서울 탱고’, ‘여자의 마음’ 등으로 히트를 쳤다. 한때는 화려한 무대에서 관중을 매료했던 故 방실이는 환갑을 맞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곁을 떠났다.
같은 달에는 유명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이호양, 41)가 숨진 채 발견됐다. 티아라의 ‘롤리폴리’, 포미닛 ‘핫이슈’, ‘거울아 거울아’, 비스트 ‘Shock’, ‘Fiction’, 현아의 ‘버블팝’, 아이유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등을 작곡하며 2010년대 히트송을 대거 만들어낸 그는 걸그룹 EXID를 데뷔시키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이 기획한 걸그룹 트라이비 컴백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4월 11일에는 가수 박보람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30세. 고인은 지인들과의 모임 중 술을 마시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1시간여 만에 숨졌다. 고 박보람은 간병변과 지방간 등 질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이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추정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7월 15일에는 가요계 대부 현철(강상수)가 82세 나이로 작고했다. ‘사랑은 나비인가봐’, ‘봉선화 연정’, ‘싫다 싫어’, ‘사랑의 이름표’ 등을 발표하며 트로트 4대 천왕으로 인기를 끌었던 현철은 2018년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2020년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으나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했고, 올 4월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라는 근황이 알려졌으나 결국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TV CHOSUN ‘미스쓰리랑’에서는 고 현철이 생전 후배들에게 직접 쓴 손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현철은 “후배들이여! 이 현철이는 행복합니다.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자신의 노래를 기억하고 사랑해주는 후배들에게 감사를 전해 먹먹함을 더했다.
고 현철의 죽음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7월 21일. 극단 ‘학전’을 이끈 가수 김민기의 부고가 전해졌다.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고인은 위암 증세가 악화돼 별세했다고. 서울대학고 회화과 출신인 김민기는 가수로 활동하며 ‘아침이슬’,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 명곡을 작곡했고, 1987년 민주 항쟁 당시 저항곡으로 사랑받으면서 그의 노래가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민기의 사망에 SBS는 추모 다큐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MBC 라디오는 추모 방송 ‘이종환의 밤으로의 초대 – 김민기 스페셜’을 긴급 편성하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 남궁원·남일우부터 김수미까지…우리 곁을 떠난 원로배우들
수십 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원로배우들. 그중에서도 지난 25일 전해진 김수미의 별세 소식은 갑작스러웠다. 지난 5월 피로 누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기는 했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방송과 영화, 뮤지컬 무대, 홈쇼핑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였기 때문. 김수미은 지난 25일 오전 자택에서 쓰러진 채 아들에게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대표는 고 김수미의 사인에 대해 고혈당 쇼크라 전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거행된 고인의 발인식에서 며느리 서효림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통곡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마저 눈물짓게 했다.
이보다 앞서 2월에는 원로배우이자 ‘한국의 그레고리 펙’이라 불리던 배우 남궁원(홍경일)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1958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데뷔한 고인은 1960~1970년대를 풍미한 명배우로 꼽힌다. 특히 짙은 이목구비와 남성미로 인기를 얻으며 영화 ‘빨간 마후라’, ‘사할린의 하늘과 땅’, ‘내시’, ‘바람 바람 바람’, ‘내가 마지막 본 흥남’, ‘우뢰매4’, 드라마 ‘여인의 향기’ 등에서 열연했다.
3월에는 성우 출신 배우 남일우의 부고가 전해졌다. 배우 김용림의 남편이자, 배우 남성진의 아버지인 그는 배우 집안을 이끌며 지난 2018년까지 활발히 활동했다. 아들 남성진은 부친의 49재를 마친 후 예능 프로그램 ‘4인용 식탁’에 출연해 “아버지가 치매기가 오신 게 2018년쯤”이라며 “어머니가 드라마 촬영으로 한 달 정도 스페인에 가 계신 사이 이상해지셨다”라고 떠올렸다. 특히 당시 코로나19였던 탓에 외출까지 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언급하며 “운동을 안 하니까 근육이 다 빠지더라. 기억력도 안 좋아지셨다. 그러다 집에서 넘어지고 6개월을 누워계시니까 몸무게가 38kg까지 빠지셨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최근에는 원로배우 전숙(전갑례)이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고, ‘야인시대’, ‘영웅시대’, ‘서울1945’ 등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역할로 활약한 전 국립극단장 권성덕도 식도암을 투병하다 향년 84세로 하늘의 별이 됐다.
이외에도 시사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최영일이 대장암 투병 끝에 지난 2월 세상을 떠났고, 7월 22일에는 ‘부채도사’, ‘시커먼스’ 등의 개그코너에서 큰 웃음을 줬던 개그맨 장두석이 우리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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