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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 크루즈 컬렉션에서 발견한 미학

엘르 조회수  

런웨이로 변신한 구엘 공원의 실내 광장.

런웨이로 변신한 구엘 공원의 실내 광장.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건축에 조예가 깊다. 그의 컬렉션은 늘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가득했고, 그가 10년 넘게 이끌고 있는 루이 비통의 크루즈 컬렉션은 항상 세련된 건축물이 있는 장소에서 열렸다. 2025 크루즈 컬렉션을 위해 루이 비통이 향한 곳은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 독보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역작으로 알려진 곳이다. 당장이라도 꿈틀거릴 것 같은 유려한 곡선, 화려한 모자이크 장식, 주변의 자연과 인공 동굴 등이 어우러져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신비한 장소. 1914년에 완공된 구엘 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루이 비통의 여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구엘 공원의 독특한 아우라에서 이번 크루즈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가우디의 독창적이며 유기적인 건축, 돌연변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의 유산은 여행과 예술의 영역을 자유롭게 탐구하는 루이 비통의 정신과 닮아 있어요. 이번 컬렉션은 그 순수성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우디의 건축을 비롯해 무궁무진한 스페인의 문화와 색을 이 컬렉션에 담으려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2025 크루즈 컬렉션에는 스페인의 향이 진하게 묻어난다. 런웨이는 구엘 공원의 인공 동굴에서부터 공원 중앙의 돔형 광장 기둥 사이를 누비는 형태로 마련됐다.

쇼에 참석한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
쇼에 참석한 배두나
쇼에 참석한 제니퍼 코넬리.
쇼에 참석한 클로이 모레츠.
포토월에 선 제이든 스미스.
포즈를 취한 레아 세이두.

세트 디자이너 제임스 친룬드(James Chinlund)가 제작한 좌석이 구엘 공원의 윤곽을 따라 배치됐고, 초대된 게스트는 그곳에 앉아 쇼를 감상했다. 제니퍼 코넬리, 레아 세이두, 클로이 모레츠, 배두나, 제이든 스미스 등 제스키에르 군단이라 할 수 있는 셀러브리티 여럿이 프런트로에 앉아 있었다. 그중엔 루이 비통 여성 컬렉션 앰배서더이기도 한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도 있었다. 게리 누만(Gary Numan)의 ‘카멜레온을 위한 음악(Music for Chameleons)’과 말콤 맥라렌(Malcolm Mclaren)의 ‘마담 버터플라이(Madame Butterfly)’가 흘러나왔고, 크루즈 컬렉션 룩이 차례로 등장했다. 어깨를 강조한 오버사이즈 재킷에 브림이 넓은 햇과 미러 고글을 매치한 룩을 필두로 승마 바지와 부츠, 구조적으로 절개한 롱 원피스, 프린지 장식을 더한 가죽 아우터웨어, 판초 형태의 블라우스와 아우터웨어, 볼륨감 넘치는 드레스 등이 차례로 소개됐다. 전반적으로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시그너처와 같은 1980년대 실루엣(어깨를 강조하고 볼드한 벨트로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에 스페인 문화가 양념처럼 어우러졌다. 스페인의 지역색을 제스키에르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2025 루이 비통 크루즈 컬렉션. 독특하고 멋스러운 룩들은 초현실적인 구엘 공원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미래의 스페인을 엿본 것 같은 환상을 남겼다.

TOP 10 LOOK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스페인의 문화 요소와 여행, 미래적 실루엣을 뒤섞어 독특한 룩을 완성했다. 1980년대풍의 파워 숄더 원피스에 스페인의 전통 모자 중 하나인 코도반 햇과 미러 렌즈 고글을 매치한 첫 번째 룩이 대표적이다. 사실 이 원피스 역시 스페인 선원의 옷을 제스키에르 식으로 재해석한 것. 승마 역시 이번 컬렉션의 주요 테마로 쓰였다. 교차한 벨트에 주머니를 단 액세서리나 승마 바지의 실루엣을 본뜬 팬츠, 승마 부츠 등이 그 예다. 특히 프린지를 장식한 앵클부츠가 눈길을 끌었다. 구엘 공원의 화려한 모자이크는 바지의 패턴이나 원피스 색감으로 재탄생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전통 민요와 향토 무용, 기타 반주가 어우러진 플라멩코는 구조적으로 재단한 러플 드레스와 볼륨감 있게 완성한 드레이프 드레스의 영감이 됐다.

ZOOM IN

돌연변이 같은 액세서리가 큰 역할을 했다. 변화무쌍한 색감의 부츠, 미러 렌즈로 만든 스포티한 고글이 바로 그것이다. 스페인 문화를 담은 의상과 대조를 이루며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독특한 무드를 완성했다. 그 밖에 스페인의 정열적인 색감을 담은 다양한 백을 선보였다.

엘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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