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웃음과 유쾌함을 낼 수 있는 그런 작품과 연기가 좋다, 요즘 더더욱 위로와 공감에 관심이 있다” 배우 류승룡이 ‘아마존 활명수’과 함께, 유쾌한 공감연기를 향한 섬세한 고민과 결과들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을 앞둔 배우 류승룡과 만났다.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 분)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류승룡은 극 중 전직 양궁 국가대표 진봉 역을 맡았다. 은퇴 후 일하던 회사에서의 구조조정 위기를 면하는 대가로 볼레도르 양궁 프로젝트 감독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다.
작품 속 류승룡의 모습은 ‘코미디’ 그 자체다. 도입부의 헬기추락신은 물론 스토리 속 주요 흐름을 상징하는 듯한 표정연기, 말맛재미를 더하는 슬랩스틱 스타일의 몸 연기, 아마존 전사 3인방과 교감을 이루는 훈훈한 모습까지 ‘아마존 활명수’의 코믹포인트를 상징하는 주인공다운 면모가 비친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감회?
▲아마존 원주민, 양궁과 연결된 좌충우돌 면모까지 영화적 발상과 재미가 느껴져서 ‘역시 배세영 작가 답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내가 너희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배운게 많아’, ‘저들을 위해 기도해주자’라는 대사가 제 마음을 움직였다. 이러한 메시지들을 즐겁게 잘 전하자 생각했다.
또 양궁 금메달리스트 주현정 선수가 운영하는 양궁장에서 활을 배우던 와중이었떤 지라 뭔가 운명이라 생각했다.
-브라질 현지촬영 일화는?
▲프로덕션 단계에서 고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가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흔히들 아는 대자연의 분위기 대신 130년만의 가뭄과 개발·벌목으로 인해 수목은 바짝 말랐고 파란 하늘을 보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순박한 원주민들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스태프들의 전문적인 움직임과 원주민들의 즐거운 호흡까지 좋았다.
-순리대로 이어지는 와중에서의 다양한 연기재미를 표현한다는 류승룡, ‘아마존 활명수’ 속 코믹연기는 어땠나?
▲진지함 속 유쾌함을 염두에 두고 접근했다. 헬기추럭 위기부터 수많은 상황에서의 리액션들에서 나올 수 있는 절실함을 과호흡, 수전증, 하체부실 등으로 표현했다.
그와 함께 원주민 전사들과의 소통과 공감전개에 맞게 자연스럽게 톤을 풀어냈다. 여기에 제 주변은 물론 현대인이라면 공감할만한 사회정년의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풀어내고자 했다.
코미디라는 것이 결국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에, 그저 수많은 공정 속에서 액기스를 뽑아내고자 했고 영화적 긴장감을 이끌고자 했다.
-진선규와의 현장케미?
▲사람 자체가 맑고 착하다. ‘선규테라피’라 할만큼 함께 있으면 치유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러면서 바디랭귀지 애드립 등 어떤 걸 던져도 다 받아준다.
진선규 배우가 아니면 다른 인물이 생각나지 않을만큼 좋은 호흡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또 염혜란, 고경표, 박영규 등 다른 배우들도 한 번씩들 만난 분들이라 좋았다.
-‘아마존 활명수’는 유쾌함 이면에 구조조정, 환경이슈 등이 담겨있다. 이러한 포인트들이 작품선택에도 영향을 주나?
▲영화적 상상이나 발칙함이 단순하게 끝맺기 보다, 제 주변이나 동료, 가족 등을 생각하는 데 맞닿아있다. 그들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작품이 끌린다.
그러한 생각은 제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많이 바뀐 것 같다. 아이들이 자랄 때는 애니더빙을 많이 했고, 좀 더 젊었을 때는 최종병기활이나 표적 등을 했다.
제가 중년이 된 시점에서 이런 쪽에 더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류승룡의 코미디연기 철학이 있나?
▲울음, 화, 웃음 등 각각의 감정표현들도 세부적으로 보면 종류가 많다. 제가 지향하는 지점은 ‘아무것도 안하는 데 슬픈 상황에서 관객들은 웃는 모습’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울 때가 더 많다. 그렇기에 계속 웃음을 더 찾아가고 싶다. 다양한 웃음과 유쾌함을 낼 수 있는 그런 작품과 연기가 좋다.
-‘극한직업’ 후 코미디 부담은 없나?
▲개봉임박한 지금 시점에서야 인식하게 됐다. 영화는 관객과 만났을 때서야 비로서 완성되는 것이기에, 이들이 받아들니는 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배우로서는 ‘극한직업’으로 받은 많은 사랑에 건강하고 통쾌한 웃음으로 보답하자는 생각만 있다. 부담보다는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한다.
-4천만배우 류승룡, 사랑받는 이유를 스스로 되짚어보자면?
▲친근함 덕분이라 생각한다. 뭔가 타이틀에 연연하기보다 하고싶은,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거듭해왔다. 요즘에는 더더욱 위로와 공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상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그저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다.
-20년차 배우 류승룡, 익숙한 것만큼 어려운 것은?
▲모든 것이 더 어렵다. ‘극한직업’을 치열하게 겪으면서 저 스스로를 지키고 행복하게 촬영해야겠다 다짐하면서, 배우이자 어른으로서 더 배려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연기고민에 있어서는 짧고 굵게 갖고가곤 한다. 지나치게 몰입하는 게 장점일 수도 있지만, 확신을 어렵게 할 수도 있기에 단호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꾸준한 활동의 원동력은? 앞으로의 미래는 어떨까?
▲고1때 스스로 힘듦을 느끼던 제게 연기는 치료제같았다. 그를 거듭하면서 꿈도 성취감도 목표도 가족도 생겼고, 경제활동도 하게 됐다.
가장 큰 것은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고, 그 못지 않게 건강한 웃음과 공감을 주고 싶다는 사명감이 자리한다. 늘 설레고 기대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그렇게 성숙해지면서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많은 것을 읽어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캐릭터 선택?
▲늘 생각하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온다. ‘무빙’ 장주원도, 지금의 조진봉도 마찬가지다. 많은 한국 이야기꾼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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