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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만 볼 수 있는 건축 디자인

엘르 조회수  

일찍부터 서구 문물을 적극 받아들여 ‘일본화’하기에 진심이었던 일본. 건축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본의 젊은 건축가들은 배움의 열정 하나만으로 유럽까지 가 거장 아래서 공부하며 모더니즘을 습득했죠.

건축 학도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찾은 사람은 르 코르뷔지에였습니다. 모더니즘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당시 파리에서도 매우 촉망받는 아티스트였으니까요. 가장 먼저 마에카와 쿠니오(Kunio Maekawa)가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로 들어갔고 이후 사카쿠라 준조(Junzo Sakakura), 요시자카 타카마사(Takamasa Yoshizaka)가 그를 이어 르 코르뷔지에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세 명의 건축 꿈나무는 오랜 수련 과정을 거친 뒤 일본으로 귀국하여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답니다.

파리로 건너간 이들은 서양의 근대건축을 배웠지만 근본만큼은 일본 건축에 있었습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건축 기법이 서양의 근대 건축과 조우하여 또 다른 색깔을 나타내게 된 것이죠.

미식과 쇼핑을 벗어나, 조금 색다른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세 제자가 남긴 건축 작품을 돌아보는 건 어때요? 건축과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 없이 인상적인 여행이 될 테니까요.

국립서양미술관

가장 먼저 국립서양미술관부터 볼까요? 우에노 역을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낮고 반듯한 돌벽 건물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립서양미술관은 동북아시아에 존재하는 유일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로, 르 코르뷔지에가 자신의 주요한 설계 철학으로 삼은 ‘르 모듈러’ 법칙을 제대로 실현한 건축물이랍니다.

설계는 르 코르뷔지에가 했지만 1955년 부지 사찰 때 방문한 이후로 현장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실제 시공에 참여한 사람은 그의 일본 제자 마에카와 쿠니오와 사카쿠라 준조였습니다.

국립서양미술관을 방문해 유럽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미술 작품도 둘러보고 근대건축의 필수 요소(필로티, 옥상정원, 자유로운 평면, 수평 창, 자유로운 파사드)가 접목된 명건축물도 구석구석 눈에 담아 보세요.

시간적 여유가 허락된다면, 로비에 마련된 오리지널 LC3 의자에 걸터앉아 아트 북을 감상하다가 고전미가 느껴지는 카페에 들러 커피와 디저트를 즐겨 보길 추천합니다.

현립 근대 미술관 가마쿠라 본관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사카쿠라 준조가 설계한 구 가나가와 현립 근대 미술관 가마쿠라 본관입니다.

1951년 세워진 이곳은 ‘ㅁ’자 형태로 하얀 대곡석이 외벽을 감싸고 있는데요. 자연환경과 건축물의 조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사카쿠라 준조의 건축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건물이랍니다.

르 코르뷔지에가 강조한 근대건축의 조건들을 갖추면서도 일본 특유의 고즈넉한 느낌도 놓치지 않았죠? 1층 테라스에 서면 잔잔한 연못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햇살 좋은 날에는 연못 물의 일렁임이 외벽 사이사이에 물드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도쿄 도심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가마쿠라에 위치해 있지만 시간을 투자해서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안스티츄 프랑세

세 번째로 소개하는 안스티츄 프랑세 역시 사카쿠라 준조의 작품입니다. ‘도쿄의 파리’라 불리는카구라자카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1952년 지어졌으며 지금은 프랑스 연구와 겸 문화 공간, 어학원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는 가구 거장 피에르 차포의 가구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감탄을 연발할 만큼 아름다운 요소들이 건물 곳곳에 흩어져 있어요.

이를테면 버섯 모양의 귀여운 기둥, 알록달록한 의자들이 그림처럼 모여 있는 교실, 구조적인 이중나선계단, 스테인드 글라스 등의 디테일이 바로 그런 것들이죠.

도쿄도 미술관

네 번째는 일본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마에카와 쿠니오가 설계한 도쿄도 미술관입니다. ‘예술로의 입구’를 지향하며 시민들이 거리낌 없이 작품을 감상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 도쿄에서 가장 친절한 미술관이라 불리는 곳이죠.

우에노 공원의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면 빨간 벽돌로 장식된 도쿄도 미술관을 마주하게 되는데요.미니멀한 건축물 안에 작은 도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오랜 건축 철학이었던 만큼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 커다란 나무들이 건축물을 아름답게 둘러싼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답니다.

마에카와 쿠니오 자택

건축가의 철학을 가장 현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역시 생가 아닐까요? 다섯 번째로 소개할 곳은 에도 도쿄 건축 정원 안에 위치한 마에카와 쿠니오의 자택입니다.

에도 도쿄 건축 정원은 문화적 가치가 높은 에도, 메이지 시대의 건축물들을 그대로 이전하여 민속 마을의 형태로 꾸며 놓은 곳인데요. 원래 시나가와 지역에 있던 근사한 그의 자택을 시민 공원으로 그대로 옮겨 우리에게 일상의 영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로맨틱한 나무 계단, 햇살을 집 안 깊숙이 끌어들인 격자무늬 창, 빈티지한 색감의 잘 낡은 가구들, 모던하지만 포인트 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는 조명들까지. 눈길 닿는 모든 곳에서 그의 미감을 엿볼 수 있답니다.

1942년에 지어진 집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아하고 동시대적인 비주얼이 놀랍지 않나요?

지난 한 세기 동안 꾸준히 서양 건축 양식을 수용하며 새로운 건축 문화를 닦아 온 일본. 도쿄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르 코르뷔지에와 위대한 그의 제자들이 남긴 건축물을 꼭 감상해 보세요.

엘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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