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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이후 …K-무비 국제적 성취와 국내 시장의 괴리 [한국영화의 위상과 위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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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을 활발하게 만든 시스템이 모두 단기적인 이익에만 쏠려”

정부의 독립예술영화 지원 삭감, 한국영화 기반 무너트리는 행위

“한국영화를 보면 겉만 화려하고 내실이 없다는 인상이다. 해외에서의 평가나 유수 영화제 수상 등 유의미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으나 정작 국내에서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해외의 위상과 달리 초라한 한국영화 산업과 암울한 미래는 영화인들끼리 만나면 늘 하는 이야기다. 미래가 없다”

한 영화 관계자 A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19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및 아카데미 작품상과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역시 전 세계에서 히트 치며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수상했다.

ⓒ뉴시스

이에 한국 영화 및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팬데믹 이후 이렇다 할 글로벌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는 진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 영화는 2000년 영화 ‘춘향뎐'(감독 임권택)이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은 이래 ‘올드보이'(2004·감독 박찬욱) ‘극장전'(2005·감독 홍상수) ‘밀양'(2007·감독 이창동) ‘박쥐'(2009·감독 박찬욱) ‘시'(2010·감독 이창동) ‘아가씨'(2016·감독 박찬욱) ‘그 후'(2017·감독 홍상수) ‘버닝'(2018·감독 이창동) ‘기생충'(2018·감독 봉준호) ‘헤어질 결심'(2022·감독 박찬욱) 등 총 19편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한껏 기대를 받아왔던 한국영화가 2년 연속 칸 국제영화제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며 사라진 건 한국영화 위상 하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메시지다.

그러나 국내 산업의 침체는 더 심각하다. 2023년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26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고 전체 관객 수는 1억 2514만 명이다. 전년 대비 10.9% 늘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2023년 전체 매출액은 2019년의 65.9%, 전체 관객 수는 2019년의 55.2%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한국 영화계는 팬데믹 이후 극장 산업의 부진, 팬데믹 이후 대작들의 잇따른 흥행 실패로 악순환에 빠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블록버스터의 주무대였던 ‘여름 성수기 흥행’이라는 말마저 무색하게 올해는 대작 개봉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관객들의 극장 이탈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극장 티켓 가격 상승과 OTT를 선호하는 관람객의 외면을 불렀고, 이는 흥행 양극화 현상을 가속화했다. 소수의 기대작들만 관객의 주목을 받았던 반면, 다수의 영화가 극장에 머무는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는 어떤 상황일까. 일례로 북미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극장 재편과 재정비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주요 극장 체인들은 팬데믹 동안 프리미엄 좌석, 음향 및 스크린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같은 개선을 통해 관객 경험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닌, 관객들이 OTT 서비스와 차별화된 경험을 느끼게 하려는 전략적 의도였다. 이러한 장기적 투자와 재정비 전략은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으로 이어졌고,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극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2019년 북미 박스오피스는 약 10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한 이후 2023년 90억 달러로 끌어올려 2022년보다 21% 증가세를 보였다.

영화 관계자 B씨는 “팬데믹 기간에도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라면 단계적으로 올라갔다고 느끼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관객은 팬데믹 때 극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제 극장에 좀 가보려고 했더니 가격이 많이 올라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CGV가 팬데믹 동안의 적자를 회수하려고 무리수를 던진 거다. 사실 물가가 너무 올라 지금 가격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비싸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팬데믹 기간에 이 공간을 어떻게 다시 관객들의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이 있었어야 했는데 안 했다. 오히려 관객이 없자 영화 상영이 아닌, 클라이밍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나. 영화 문화를 전혀 사랑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태도이며, 관객들 역시 이런 공간에서 돈 주고 볼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여기에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대한 정부 지원 축소가 산업 전반의 기반을 무너뜨리면서, 신진 감독이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빛을 발하기 어려운 구조로 고착화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영화 산업을 활발하게 돌아가기 위해 만든 것들이 모두 단기적인 이득에만 신경 쓴 부분이다. 여기에 현재 정부의 무관심한 영화 정책 역시 한국영화의 위기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유지도 아닌, 삭감시키고 있지 않나. 좋은 상업영화의 기반은 독립영화에서 기반이 된다. 이건 전 세계가 똑같다.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을 전액 삭감하고 영화제들 지원금도 축소시킨 걸 보고 있자니 사실상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여전히 한국영화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 할리우드는 여전히 한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으로 간주하며,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한국에서 진행하거나 배우들의 내한 행사와 라이브 컨퍼런스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는 한국시장이 문화적 트렌드를 주도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내부의 문제 해결 없이 외부의 관심만으로는 산업 회복이 어렵다는 비관적인 시각이 업계에 만연해 있다.

영화 제작사 직원 C씨는 국내 영화인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C씨는 “모 영화 배우는 한 자리에서 ‘저도 극장보다 OTT로 영화를 더 많이 본다’고 발언하더라. 사실 그 이야기를 듣고 황당했다. 독립영화로 데뷔해 한국영화의 대표 얼굴이 된 배우가 극장에 가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다는 게 민망했다.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서 관객들에게 ‘극장에 와달라’고 하겠는가. 모 배우는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 극장에서 티켓값을 내려야 한다’고 했으나, 제작 스태프들이며 극장 관계자들의 사정을 보면 그 역시도 암담한 상황이다. 영화의 제작비의 7~80%가 캐스팅 비용이지 않나”라며 “배우들은 흥행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패한다고 금전적으로 손해 보지 않는다. 충무로에서 계속 활약하는 배우들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하지 말고 이 상황을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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