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무슨 죄야”
그녀가 모든 걸 버리고 떠나야 했던 사연
1960년대, 한국 가요계를 뒤흔든 전설적인 듀오, 펄시스터즈. 언니 배인순과 동생 배인숙은 ‘커피 한 잔’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여성 가수로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들은 단숨에 스타가 되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매 듀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자매가 함께 일궈낸 성공을 뒤로하고, 그녀들은 왜 갑자기 사라지게 된 걸까?
배인순은 1968년 동생 배인숙과 펄시스터즈로 데뷔하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들의 대표곡 ‘커피 한 잔’은 당대의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1969년에는 가수왕 타이틀까지 차지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동생 배인숙은 원래부터 노래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배인순은 동생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동생은 원래 노래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함께하자고 설득해 같이 활동하게 됐다”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동생에게서 종종 원망을 들었지만, 둘은 최고의 자매 듀오로 무대를 빛냈다.
그녀들이 갑자기 사라졌던 이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오래가지 않았다. 펄시스터즈는 일본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더 큰 성공을 꿈꿨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배인순은 해외 활동에서 연이은 실패를 겪은 후, 연예계를 뒤로 하고 다른 길을 선택했다.
바로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는 것이었다. “가수로서 더 이상 성공하지 못한다면 결혼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결혼을 결정한 배인순. 그녀는 “당시 동생까지 다 뒤로 하고 결혼했다”고 밝히며, 결혼이 자신의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 선택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당시 배인순이 선택한 결혼 상대는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 최원석 회장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화려한 재벌가의 삶 속에서 점차 무너져갔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배인순은 “시어머니가 작은 일에도 나를 혼냈다. 까맣다고 하면 ‘그게 어딜 봐서 까맣냐’며 트집을 잡으셨다. 숨이 막혔다”고 고백했다. 시댁 100m 안에만 들어가도 가슴이 뛰던 그 시절, 그녀는 온전히 자신을 지켜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남편의 외도였다. 배인순은 “눈을 뜨면 남편이 오늘은 또 어떤 여자를 만날까 생각하게 됐다”며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을 떠올렸다. 주변 사람들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전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아내인 그녀는 몰랐다고 한다.
배인순은 “집안일에 갇혀 바깥세상을 모르고 살았다. 남편의 소문은 다들 알고 있었지만 나만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그녀는 10년만 잘 참으면 남편이 돌아오리라 믿으며 아이들을 키우며 버텼다.
힘들게 버텼지만…
그렇게 버텼던 시간이 22년. 배인순은 결국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혼을 결심했다. 동생과의 성공적인 듀오 활동을 버리고 선택했던 결혼 생활은 그녀에게 상처만 남긴 채 끝나버린 것이다.
그녀는 “결혼을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다”며 “동생의 길을 제대로 정리하고 결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드러냈다. 동생과의 관계도, 결혼 생활도 모두 미완의 상태로 남아버린 것이다.
이혼 후 배인순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외롭고 혼란스러운 나날 속에서, 그녀는 세상과 단절된 채 5년을 집에만 머물렀다. 막내아들만을 돌보며 홀로 지냈던 그 시간은, 그녀에게 있어 가장 고독했던 시기였다.
그러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결심을 했지만, 그 결심조차 쉽지 않았다. “세상에 나와 보니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동안 남들이 알아서 다 해주던 삶을 살다가 혼자서 세금 내는 법조차 몰랐다”며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그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게 된 배인순은, 재산을 모두 잃고 절망에 빠졌다. 특히 통장을 맡겼던 사람이 그녀를 배신하고 해외로 도망갔을 때, 그녀는 삶의 바닥을 맛보게 되었다.
이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막내아들이었다. “그 아이가 나를 살렸다”며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전한 배인순. 그녀는 아들 덕분에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다시 살아가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가수 배인순. 하지만 동생과 함께한 성공도, 재벌가에서의 삶도 그녀에게 행복을 안겨주지 못했다. 가수로서, 한 여자로서 여러 선택을 했지만 그 선택들이 결국 그녀를 무너뜨렸던 것이다.
이제는 그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배인순. 화려했던 무대의 여운은 사라졌지만, 그녀의 인생 이야기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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