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정보다 미운 정이 더 무섭다. 티격태격 싸우기만 하더니 영화 두 편을 함께하며 이제는 서로가 없으면 아쉬운 에디 브룩과 베놈의 관계가 최종장을 맞는다. 23일 개봉한 ‘베놈: 라스트 댄스’를 통해서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2018년 출발한 ‘베놈’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라스트 댄스’라는 부제와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포스터 속 문구가 시리즈의 최종장을 암시한다.
베놈은 에디의 몸에 침투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에 의해 탄생한 우주 괴물로, 샘 레이미 감독의 2007년 영화 ‘스파이더맨3’에서 첫 등장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심비오트들의 창조주로 파멸을 꿈꾸는 널이 빌런으로 등장한다. 널은 심비오트들에 의해 우주의 어딘가에 갇힌 상태로, 부활을 꿈꾼다. 그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베놈의 몸 속에 존재하는 ‘코덱스’가 필요하고, 지구와 인간을 지키기 위해 코덱스를 뺏기지 않으려면 코덱스를 파괴해야 한다. 그 방법은 에디 또는 베놈이 죽어야 하는 것뿐으로, 둘은 각자가 속한 세상에서 도망자 신세가 된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에디와 베놈이 도망을 다니다 결국 널이 급파한 파괴적인 위력의 우주 괴생명체와 마주하고 싸우는 이야기로, 1·2편을 보지 않아도 이야기를 따라 가는데 무리는 없다.
다만 이야기가 단순해서 못해 헐겁다. 우주 괴생명체와 전면전을 펼치는 후반부에 접어들기 전까지 에디와 베놈이 도망을 다니는 전반부는 늘어진다. 그러나 후반부의 액션 장면은 이 시리즈의 피날레에 걸맞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볼거리로 전반부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마블 최초의 안티 히어로 영화로 시리즈 출범 당시 주목받은 작품이다. ‘스파이더맨3’에서 빌런으로 나와 단독 영화의 주인공을 꿰차며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차별화된 슈퍼히어로 영화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베놈은 안티보다 히어로에 방점을 두면서 어중간한 캐릭터로 원작 만화와 ‘스파이더맨3’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그럼에도 ‘베놈’과 2021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두 편으로 총 13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고, 국내에서는 총 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베놈’ 시리즈가 계속 만들어진 배경이다.
슈퍼히어로 영화에 대한 피로감을 ‘베놈: 라스트 댄스’가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5월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 이후 마블이고 DC고 할것 없이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국내에서 100만명도 동원하기 힘들 만큼의 참패 수준이다. 올해 전 세계 흥행 2위를 기록 중인 ‘데드풀과 울버린’도 국내에서는 200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베놈: 라스트 댄스’가 이를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감독 : 켈리 마르셀 / 출연 : 톰 하디, 치웨텔 에지오포, 주노 템플, 리스 이판, 페기 루, 알라나 우바치, 스테판 그레이엄 외 / 장르 : 액션 / 개봉 : 10월23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8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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