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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단짝이 된 ‘에디'(톰 하디)와 외계 생명체인 심비오트 ‘베놈’은 자신들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을 피해 여기저기 도망다닌다. ‘베놈’을 창조했으나 ‘베놈’이 가진 코덱스란 열쇠에 의해 감금된 빌런 중의 빌런 ‘널’은 ‘베놈’ 등 심비오트들을 제거하기 위해 부하들을 지구로 급파한다.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하는 부하들의 공격으로 심비오트들은 차례로 쓰러지고, ‘에디’와 ‘베놈’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샘 레이미 감독의 2007년작 ‘스파이더맨 3’로 신고식을 치렀던 ‘베놈’의 인기가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팬들도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평상시에는 검정색 슬라임 장난감처럼 볼품없는 외모인데다, 숙주와 힘이 합쳐지면 흉측한 괴물 형상으로 변신해 사람을 마구 잡아먹는 등 사랑받을 구석이 전혀 없는 악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과 2021년 각각 공개된 ‘베놈’과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이처럼 비호감도가 높은 빌런이 주인공인 안티 히어로물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증명했다. 1편이 8억5000만 달러(약 1조1742억 원), 2편이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전 세계에서 차례로 쓸어담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두 편 합쳐 6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을 만큼 준수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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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봉하는 ‘베놈: 라스트 댄스’는 제목이 암시하듯 시리즈 3부작의 피날레에 해당된다. 티격태격 다투다 미운 정이 들어 어느새 진짜 한몸이 된 ‘에디’와 ‘베놈’의 마지막 동행을 그리는데, 그 방식은 더욱 유쾌해지고 꽤 애틋해졌다. 핵심인 액션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일례로 ‘베놈’과 동료 심비오트들이 힘을 합쳐 ‘널’의 부하들에 맞서는 마지막 액션 시퀀스는 심지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줄거리 흐름 상의 논리적 개연성이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이유 등은 1편과 2편처럼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극중 외계인을 믿는 가장 ‘마틴'(리스 이판)도, 나름 비장한 ‘스트릭랜드’ 장군(치웨텔 에지오포)과 유년 시절의 남 모를 아픔을 지닌 닥터 ‘페인'(주노 템플)도 ‘에디’와 ‘베놈’의 만담 혹은 액션 쇼를 돋보이게 하는 도우미에 그칠 뿐이다.
그럼에도 훈훈한 마무리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점에서 트릴로지의 마지막으로는 그런대로 제 역할을 다한다. 최근 ‘조커: 폴리 아 되’의 흥행 참사로 코믹스의 빌런을 앞세운 작품에 실망감이 높아진 국내 관객들을 상대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도 관심거리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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