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수사대의 홍일점, 불의를 보면 주저없이 온몸을 내던지는 봉 형사(‘베테랑’)의 얼굴은 전혀 없다. 장윤주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영화가 나온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최소한의 선의’이다.
장윤주는 ‘최소한의 선의’에서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 희연으로 분해 작품에 활력을 선사했던 ‘베테랑’의 봉 형사, ‘눈물의 여왕’의 미선과 다른, 일상 연기를 펼친다.
장윤주가 연기하는 희연(장윤주)은 난임 여성. 임신을 위해 업무 부담을 줄이려고 고3에서 고1로 담임까지 바꾸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아 애가 타는 인물이다. 그런데 반 학생 유미(최수인)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
학교는 임신한 학생을 그대로 둘 수 없다며 유미를 내보내도록 희연에게 지시한다. 그러면서 “선생이 먼저 임신 중절 얘기를 꺼내면 안 된다”고 주의도 덧붙인다.
자신의 개인적 문제도 벅찬 희연은 “퇴학보다 자퇴가 낫다”면서 유미에게 자퇴를 권하고, 유미는 “왜 나만 벌을 받아야 하냐”면서 자퇴를 하지 않겠다고 버틴다.
‘최소한의 선의’는 반 학생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난임 여성 교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담임으로서 의무적으로 상황을 수습하려 했던 희연은, 달가워하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자신에게 부딪쳐오는 유미를 통해서 조금씩 변해간다.
영화는 사라진 유미가 만삭의 몸으로 희연을 찾아오고 출산을 하면서 제2막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유미는 아기를 입양 보내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고 10대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한다. 희연은 유미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유미를 돕는다.
학교 측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유미가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애쓰는 희연의 모습은, 처음 유미의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그와 동시에 영화는 희연과 대조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아이들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다 못해 궁지로 내모는 어른들의 비정한 모습을 비춘다.
이를 통해 ‘최소한의 선의’는 최소한의 선의라는 것은 무엇인지, 유미와 희연의 관계를 통해서 어른의 역할은 무엇인지,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다.
장윤주가 선사할 새 얼굴에 끌려 영화를 선택했다가 엔딩 크레디트 이후에는 최수인의 새 얼굴을 새기고 극장을 나서게 될지 모르겠다. 최수인은 2016년 데뷔작 ‘우리들’로 체코 즐린국제어린이영화제 최우수 어린이 배우 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답게 철부지 같다가도 당차고 그러면서도 아무도 축복하지 않는 임신으로 두려운 10대의 불안함을 탁월하게 표현해내며 이야기를 힘 있게 이끈다.
‘최소한의 선의’는 단편 ‘나만 없는 집’으로 2017년 미쟝센단편영화제, 중편 ‘입문반’으로 2019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김현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작품이다.
감독 : 김현정 / 출연 : 장윤주, 최수인 / 제작 : 싸이더스 / 장르 : 드라마 / 개봉 : 10월30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10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
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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