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리뷰: 포테이토 지수 82%] 다채로움 빛나는 실험, 영화 ‘더 킬러스’

맥스무비 조회수  

‘더 킬러스’에서 이명세 감독이 연출한 ‘무성영화’의 한 장면. 극중 심은경은 웨이터 선샤인을 연기했다. 사진제공=루믹스미디어

하나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네 명 연출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명세, 장항준, 노덕, 김종관 감독이 1927년 연재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 ‘살인자들’을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한 ‘더 킬러스’라는 신선한 도전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살인자들’은 한 식당에서 타깃을 기다리는 킬러들의 이야기다. 인물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 직접 서술하지 않고 행동과 대화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간결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헤밍웨이의 문학적 특징을 잘 담아낸 작품으로 손꼽힌다. 현대미술 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1942년)의 영감이 됐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다. 이 소설이 100년 뒤 4명의 한국 감독들에 의해 4편의 영화로 새롭게 탄생한다. 

‘더 킬러스’는 ‘살인자들’이 지닌 상상의 세계와 영화적 가능성에 매료된 네 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4편을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앤솔로지(일정한 주제로 펼치는 연작) 영화다. 김종관 감독의 ‘변신’을 시작으로 노덕 감독의 ‘업자들’,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로 이어진다. 극장 버전은 이들 4편으로 구성됐지만 향후 VOD 및 OTT 플랫폼에서는 윤유경 감독의 ‘언 땅에 사과나무 심기’와 조성환 감독의 ‘인져리 타임’을 더해 총 6편의 확장판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첫 번째 영화 ‘변신’에서 활약한 연우진의 모습. 바텐더가 준 음료를 마시고 변신을 하게 된다. 사진제공=루믹스미디어

● 네 명 감독들의 심은경 활용법

해석의 여지가 다양한 원작인 만큼, 이를 옮긴 스크린에서 드러나는 감독들의 색채도 그만큼 다채롭다. 감독들은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로운 이해와 판단으로 자신만의 영화를 완성했다. 대신 킬러라는 설정과 심은경,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모티프로 활용한 장면 등을 통해 작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하나의 프로젝트라는 단서를 남긴다. 심은경은 네 편 중 세 편에서 크게 활약한다.

김종관 감독의 ‘변신’은 등에 칼이 꽂힌 채 의문의 바에서 눈을 뜬 한 남자(연우진)가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한 바텐더(심은경)가 준 음료를 마시고 변신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남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충격을 받고, 바텐더는 이를 흥미롭게 관찰한다. 으스스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비현실적인 세계를 이끈다.

노덕 감독의 ‘업자들’은 재치가 넘친다. 하청의 하청의 하청을 거쳐 3억원짜리의 의뢰를 단돈 3백만원에 받게 된 어리바리 살인 청부업자 3인방이 엉뚱한 타깃을 납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블랙코미디 장르로, 청부살인을 하청한다는 내용을 통해 현실을 꿰뚫으면서도 그 허술함이 종종 웃음을 안긴다. 심은경이 3인방에게 납치된 엉뚱한 타깃으로 생과 사를 오가는 열연을 보여준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의 한 장면. 네 명의 남자가 대치하고 있다. 사진제공=루믹스미디어

1979년 밤, 매혹적인 주인(오연아)이 운영하는 한적한 선술집이 배경인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는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왼쪽 어깨에 수선화 문신이 있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살인마를 기다리는 남자들의 모습을 담는다. 베일에 싸인 무자비한 살인마의 실체를 좇는 과정서 배우들이 수위 높은 액션을 펼쳐 눈을 떼기 어렵다. 4편 가운데 심은경을 가장 적게 활용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는 다소 난해하다. 범법자, 도시 난민, 추방자들이 모여 사는 지하세계 ‘디아스포차 시티’에 신원 미상의 타깃을 찾아온 두 킬러가 등장하며 전개되는 일종의 소동극이다. 킬러와 음식점 주인 간의 대치를 그리는데, ‘형사 듀얼리스트(Duelist·2005년) ‘M'(2007년) 등 내용보다 주로 이미지,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선보인 이명세 감독의 색깔이 짙게 녹아있다.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이색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더 킬러스’는 실험정신이 가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원작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네 명의 연출자들은 자신들의 창작 세계를 마음껏 뽐낸다. 네 명의 감독들의 영화에 등장하는 심은경 활용법도 관전 포인트다. 2019년 일본영화 ‘신문기자’의 성공 이후 ‘블루 아워’ 등 줄곧 일본 작품에 집중했던 심은경이 오랜만에 국내 관객들과 만나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앤솔로지 영화를 표방하는 ‘더 킬러스’는 최근 ‘밤낚시’ 등 단편영화의 극장 개봉과 44분 분량의 공포영화 ‘4분44초’ 등 장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는 극장가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받는다. 여러 명의 감독이 한편의 영화에 모여 하나의 주제 아래 각자의 작품을 완성하는 색다른 시도이기도 하다. 각각의 작품에 담긴 감독의 색깔이 뚜렷하고, 한 명의 배우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도전으로도 눈길을 끈다. 

장항준 감독은 “최근 한국영화의 장르가 고정돼 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런 면에서 ‘더 킬러스’는 근래 하지 않았던 새롭고 용기 있는 시도의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관객 입장에서 다채로운 색감의 영화인 만큼 눈과 귀와 머리가 즐거웠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앞으로도 용기 있는 기획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노덕 감독의 ‘업자들’의 한 장면. 어리바리한 킬러를 연기한 지우(왼쪽)와 홍사빈의 모습. 사진제공=루믹스미디어

감독 :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 출연 : 심은경, 연우진, 홍사빈, 지우, 이반석, 오연아, 장현성, 곽민규, 이재균, 고창석, 김금순 외 / 장르 : 드라마, 액션, 스릴러, 시네마 앤솔로지 / 공개일 : 10월23일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러닝타임 : 119분 /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

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연예] 랭킹 뉴스

  • 이준혁의 '나완비' VS 이민호의 '별들에게 물어봐' 극명한 시청률 희비, 왜?
  • ‘결혼 임박’ 하니♥양재웅, ‘100억’ 신혼집 준비 완료?
  • 안방으로 불붙은 박지현의 '히든페이스', 일간‧주간‧월간차트 동시 1위
  • ’24세 연하 아내’ ♥ 최성국, 54세에 얻은 아들 공개했다
  • 손석구‧김혜자의 절절한 멜로 온다 "저 세상 케미스트리"
  • ‘이은형♥’ 강재준 붕어빵아들 벌써 이렇게 컸어, “돌잔치 얘기나눠”

[연예] 공감 뉴스

  • ‘혼전임신’ 강혜정, 타블로의 결혼 발표를 말렸다
  • '뭉찬3' '축구천재 게바라, 파이널매치 투혼엥 해설진 감탄
  • 킥플립, 내일(20일) 데뷔...JYP 보이그룹 명맥 잇는다
  • '옥씨부인전' 임지연, 정체 발각 위기 정면 돌파...시청률 8.4%
  • '미우새' 이용대X김준호, 바디프로필 촬영중 위기 발생
  • [공식] 'KBS 연예대상' 이찬원, 겹경사 터졌다…축구 해설가로 데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제네시스 오픈카 나온줄” 8기통 영국 대표 신형 스포츠카 공개
  • “경기도에서만 105대 추돌” 블랙아이스 사고 속출 대혼란
  • “아반떼 N 이전에 이 차가 있었다” 원조 스포츠 세단의 귀환
  • “역시 벤츠보다 낫네” 현대차그룹, 전기차 화재에 100억원 쏟는다!
  • “전기차 망하나” 이러다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다 먹겠네”
  • “아빠들 고민 미친 듯이 늘었다” 현대, 드디어 새 팰리세이드 공식 출시!
  • “건설사에서 자율주행을?” 이젠 계단도 다니고 엘레베이터도 조작한다!
  • “하루에 105대 연쇄 추돌 사고” 운전자들, 당장 지켜야 하는 것은?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매주 15억 수령' 맨시티 초특급 대우해 준 이유 있었네…"다른 클럽들이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어"

    스포츠 

  • 2
    ‘미계약 FA’ 이용찬·문성현 정말 비행기 못 타나…사&트 없이 마감? 이용찬 2021년 5월에 계약했다

    스포츠 

  • 3
    ‘완전히 바보됐다’…‘레알 간다’며 20년 뛴 팀에 결별 통보→최근 부진 →팬들 비난 봇물→R.마드리드 영입 포기설→제대로 뒤통수 맞은 리버풀 스타

    스포츠 

  • 4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 저지’ 김성훈 경호차장에 대해 신청한 것 :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 

  • 5
    '충격' 살라가 사우디 무대로 가나? 네이마르 대체자로 이름 올렸다…"내년 여름에 영입 가능할 수도"

    스포츠 

[연예] 인기 뉴스

  • 이준혁의 '나완비' VS 이민호의 '별들에게 물어봐' 극명한 시청률 희비, 왜?
  • ‘결혼 임박’ 하니♥양재웅, ‘100억’ 신혼집 준비 완료?
  • 안방으로 불붙은 박지현의 '히든페이스', 일간‧주간‧월간차트 동시 1위
  • ’24세 연하 아내’ ♥ 최성국, 54세에 얻은 아들 공개했다
  • 손석구‧김혜자의 절절한 멜로 온다 "저 세상 케미스트리"
  • ‘이은형♥’ 강재준 붕어빵아들 벌써 이렇게 컸어, “돌잔치 얘기나눠”

지금 뜨는 뉴스

  • 1
    악의 제국 완성 막는다? 다저스행 유력했던 오타니 킬러, 컵스행 급물살…美 기자 "가장 유력한 후보"

    스포츠 

  • 2
    서부지법 침입·공수처 차량 공격…尹지지자 30여명 체포

    뉴스 

  • 3
    "신태용 감독님 감사해요!"…'네덜란드 연령별 대표팀→인니 A대표팀' 미드필더는 떠난 사령탑을 잊지 않았다

    스포츠 

  • 4
    ‘부수고, 위협하고…!’ 윤 지지자들이 공수처 차량에 벌인 짓은 진짜 강력 처벌만이 답이다

    뉴스 

  • 5
    '얼음나라 강태공' 다 모였다…화천산천어축제 50만명 돌파

    뉴스 

[연예] 추천 뉴스

  • ‘혼전임신’ 강혜정, 타블로의 결혼 발표를 말렸다
  • '뭉찬3' '축구천재 게바라, 파이널매치 투혼엥 해설진 감탄
  • 킥플립, 내일(20일) 데뷔...JYP 보이그룹 명맥 잇는다
  • '옥씨부인전' 임지연, 정체 발각 위기 정면 돌파...시청률 8.4%
  • '미우새' 이용대X김준호, 바디프로필 촬영중 위기 발생
  • [공식] 'KBS 연예대상' 이찬원, 겹경사 터졌다…축구 해설가로 데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제네시스 오픈카 나온줄” 8기통 영국 대표 신형 스포츠카 공개
  • “경기도에서만 105대 추돌” 블랙아이스 사고 속출 대혼란
  • “아반떼 N 이전에 이 차가 있었다” 원조 스포츠 세단의 귀환
  • “역시 벤츠보다 낫네” 현대차그룹, 전기차 화재에 100억원 쏟는다!
  • “전기차 망하나” 이러다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다 먹겠네”
  • “아빠들 고민 미친 듯이 늘었다” 현대, 드디어 새 팰리세이드 공식 출시!
  • “건설사에서 자율주행을?” 이젠 계단도 다니고 엘레베이터도 조작한다!
  • “하루에 105대 연쇄 추돌 사고” 운전자들, 당장 지켜야 하는 것은?

추천 뉴스

  • 1
    '매주 15억 수령' 맨시티 초특급 대우해 준 이유 있었네…"다른 클럽들이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어"

    스포츠 

  • 2
    ‘미계약 FA’ 이용찬·문성현 정말 비행기 못 타나…사&트 없이 마감? 이용찬 2021년 5월에 계약했다

    스포츠 

  • 3
    ‘완전히 바보됐다’…‘레알 간다’며 20년 뛴 팀에 결별 통보→최근 부진 →팬들 비난 봇물→R.마드리드 영입 포기설→제대로 뒤통수 맞은 리버풀 스타

    스포츠 

  • 4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 저지’ 김성훈 경호차장에 대해 신청한 것 :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 

  • 5
    '충격' 살라가 사우디 무대로 가나? 네이마르 대체자로 이름 올렸다…"내년 여름에 영입 가능할 수도"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악의 제국 완성 막는다? 다저스행 유력했던 오타니 킬러, 컵스행 급물살…美 기자 "가장 유력한 후보"

    스포츠 

  • 2
    서부지법 침입·공수처 차량 공격…尹지지자 30여명 체포

    뉴스 

  • 3
    "신태용 감독님 감사해요!"…'네덜란드 연령별 대표팀→인니 A대표팀' 미드필더는 떠난 사령탑을 잊지 않았다

    스포츠 

  • 4
    ‘부수고, 위협하고…!’ 윤 지지자들이 공수처 차량에 벌인 짓은 진짜 강력 처벌만이 답이다

    뉴스 

  • 5
    '얼음나라 강태공' 다 모였다…화천산천어축제 50만명 돌파

    뉴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