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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미키 17’은 “내 작품 중 가장 인간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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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미키 17’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봉준호 감독이 신작인 SF영화 ‘미키 17’이 자신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라고 밝혔다. 또 이 영화의 최종 편집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투자배급사인 할리우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도 이를 존중해줬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내년 1월31일 ‘미키 17’의 글로벌 개봉을 앞두고 오는 24일(현지시간) 발매되는 영국 영화전문지 ‘엠파이어’ 12월호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엠파이어’는 이번 호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뿜어내는 주연배우 로버트 패틴슨의 모습을 표지에 내세워 ‘미키 17’ 특집을 싣는다. 매체는 관련 예고 기사를 통해 봉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일부를 최근 공개했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워너브러더스). 봉준호 감독은 이와 관련해 인터뷰에서 ‘미키 17’이 자신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라면서 “궁극적으로 인간이 얼마나 한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파이어’는 봉준호 감독이 “장르의 관습을 뒤엎어왔다”면서 그에게 이번 영화는 “인간이 어떻게 영원히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에 대한 스릴 넘치고 낙관적인 해석이다”고 썼다. 또 그는 “자본주의의 무게에 짓눌려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부조리”를 자주 그려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대부분의 공상과학 영화와 판타지 이야기에서 영생은 숭고하고 영적이며 심오한 것으로 취급된다”면서 “저는 프린트된 인간이 전혀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정말 매료됐다. 말 그대로 잉크젯 프린터처럼 인간을 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 담길 메시지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언급으로 보인다.

로버트 패틴슨은 “스튜디오와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 멋지다”면서 봉 감독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느낌”을 영화에 담아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한때 개봉 시기와 관련해 나돌았던 루머에 대해 재차 해명했다. 영화는 당초 올해 3월에 개봉할 예정이지만 내년 1월28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뒤 1월31일 전 세계 관객을 만난다. 개봉이 한 차례 연기되면서 봉 감독과 워너브러더스가 최종 편집본을 둘러싸고 의견 차이를 노출한 것이 배경이라는 소문이 나왔다. 실제로는 지난해 작가와 배우 등 할리우드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파업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올해 6월 “감독 편집본으로 계약했고, 편집본은 작년 11월 잘 마무리해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는 “최종 편집권이 제게 있다는 계약을 맺었고, 워너브러더스 역시 제 권리를 존중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편집 과정에서는 많은 의견이 나오고 많은 토론이 오간다”면서 “하지만 이 영화는 제 작품이고, 저는 이 영화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또 “(영화 제작은)긴 과정이었지만 항상 매끄러웠다”고 돌이켰다.

봉준호 감버독이 '미키 17' 촬영현장에서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봉준호 감버독이 ‘미키 17’ 촬영현장에서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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