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성수=이영실 기자 가을 극장가에 청량한 설렘을 불어넣을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대세 청춘 배우 홍경‧노윤서‧김민주가 뭉쳐 로맨스를 넘어선 웰메이드 ‘힐링’ 영화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8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에서 영화 ‘청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조선호 감독과 주연배우 홍경‧노윤서‧김민주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하루’(2017) 조선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홍경·노윤서·김민주가 활약한다. 앞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돼 주목받았다.
‘청설’은 동명의 대만 로맨스 영화를 원작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재탄생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작은 2010년 국내 개봉해 ‘말할 수 없는 비밀’과 함께 대만 로맨스 장르가 사랑받을 수 있는 물꼬를 튼 작품이다. 이날 조선호 감독은 “원작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국내 관객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다만 “리메이크는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원작을 따라가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다르게 가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대만 영화 특유의 감성이 있는데 한국으로 가져왔을 때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고민의 결과는 원작의 순수함은 가져가되 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했다”고 원작과 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배우들도 ‘청설’만의 매력을 자신했다. 먼저 노윤서는 “원작을 보고 대만 특유의 감성이 좋아서 어떻게 한국 느낌으로 살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우리만의 감성이 있더라”며 “한국이라 더 살아나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 매력을 많이 뿜어내고자 했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홍경은 “원작이 조금 더 맑고 통통 튀는 이야기에 중점이 돼있다면 우리의 ‘청설’은 맑음과 순수한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개인의 삶이나 관계, 누군가가 누군가를 이해하는 과정, 혼자라면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누군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 등 관계나 감정선이 훨씬 더 깊어졌다”며 맑고 순수한 매력에 섬세하고 깊은 감정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홍경은 사랑 앞에서는 직진뿐인 용준 역을, 노윤서는 남다른 생활력의 ‘K-장녀’ 여름 역을 맡아 첫사랑의 설렘을 전한다. 김민주는 꿈을 향해 전진하는 수영선수 가을 역을 맡아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한다.
홍경은 용준에 대해 “살면서 뭘 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는 시기를 마주할 때가 있는데 용준은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 친구”라며 “나름 고민을 안고 살아가다 여름을 만나게 되는데 그러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삶에 동력이 생기고 몰랐던 세계가 열리게 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름을 만나기 전과 후 용준이 굉장히 달라진다”며 “시작과 더불어 바로 표가 난다. 그걸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용준이 사랑에 빠지고 바뀌는 모습, 생기가 생기고 다채로워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노윤서는 여름에 대해 “‘K-장녀’로서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동생 가을과 자신의 생계를 도맡는다”며 “가을이 유망한 수영 선수라서 뒷바라지를 하고 컨디션 관리를 도맡아서 한다. 그 외의 시간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국제 수어를 배우기도 하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친구인데 용준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걸 깨닫고 꿈을 찾는 동력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나의 꿈을 좇기 바빴고 나만 생각했는데 여름은 책임감이 강하고 동생을 돌보는 모습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학생 역할을 많이 했는데 여름은 청춘의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고, 동생을 챙기는 ‘언니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해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김민주는 가을에 대해 “꿈을 사랑하고 열정 있는 친구”라며 “수영에 대한 확신이 있고 수영으로 금메달을 따고 싶은 목표가 정확한 인물이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장하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헌신하고 노력하는 만큼 그것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고 말했다.
수영선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김민주는 “쉽지 않았다. 물과 전혀 친하지 않아서 영화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수영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처음에는 많이 무서웠다”며 “물 안에 들어가는 것부터 물에서 편하게 숨을 쉬는 것, 물에 빠져도 죽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 이후로는 되게 재밌게 열심히 연습했다. 실력이 느니까 자신감도 붙고 그랬다”고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수어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만큼, 영화는 언어적 소통이 발화뿐만 아니라 눈빛과 수어, 함께하는 경험으로도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 세 배우는 크랭크인 몇 달 전부터 수어를 배우고 손 연기가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경은 수어 연기에 대해 “두려움은 없었다”며 “언제나 새로운 걸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겁 없이 그러나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다행히 3개월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줘서 쫓기듯 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로 대화를 나눌 때는 시선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존재하는데 수어는 잘 보고 잘 들으려면 상대에게서 눈을 떼면 안 된다”며 “온 신경을 다해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상대를 들여다봐야 하는 것들이라 하고 나서도 많이 배웠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수어 연기를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조선호 감독은 “세 배우의 캐릭터 싱크로율은 100%. 빈틈이 없다”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선호 감독은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나이가 또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며 “노윤서와 홍경, 김민주 이렇게 순서대로 캐스팅이 됐는데 여름, 용준, 가을로서 내 앞에 왔다. 세 배우의 찬란한 시절을 같이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좋았다”고 자신해 이들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끝으로 조선호 감독은 “시간, 기억은 지난 다음에 더 소중함을 느끼는 것처럼 영화의 배경이 여름인데 실제 여름은 우리에게 너무 덥고 가끔은 짜증도 나지만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면 여름이 그리워지잖나. 그런 마음으로 관객에게 이 영화가 닿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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