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예쁜 사람만 피우는 건 아니잖아요”
이들의 놀라운 대화 속에 숨겨진 비밀
한 여배우가 세계적인 감독에게 “나는 바람 못 피운다”라며 당당하게 주장했다. 그 말을 듣고 놀란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사연은 더 흥미롭다.
평범한 외모의 그녀가 어떻게 간통녀 역할을 맡게 됐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여배우는 바로 라미란이었다. 영화계에 발을 들이기조차 쉽지 않았던 그녀는 육아에 전념하던 중, 영화 ‘친절한 금자씨’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오디션장에 향하면서도 긴장감에 숨이 막힐 듯했다는 라미란. 그런데도 그녀는 독특한 매력을 뽐내며 박찬욱 감독의 눈에 띄었다. 그렇게 간통죄로 감옥에 간 ‘오수희’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처음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라미란은 솔직하게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나 같은 사람이 간통을 할 수 있냐.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고, 이에 박찬욱 감독은 냉철하면서도 단호하게 “간통을 잘생긴 사람만 하는 게 아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한 마디가 라미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연기자로서의 자신감을 심어주는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촬영하다 펑펑 울었던 사연
하지만 시련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는데, 첫 촬영이 무려 목욕탕에서의 노출 장면이었다. 원래 대본은 하반신 노출이었는데, 당시 라미란은 “내가 지금 수유 중이라 위가 괜찮은데, 하반신 대신 상반신을 노출하면 안 되느냐”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현장에선 눈치채지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감독님이 엄청나게 당황하셨을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더 큰 서러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목욕탕 촬영이 끝난 후, 다른 배우들에게는 스태프들이 담요를 덮어주었지만, 라미란은 물속에 홀로 남아 있어야 했다.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그 순간, 그녀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감정이 이어진 연기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었고, 박찬욱 감독은 “내가 흙 속의 진주를 찾았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오랜 무명 생활을 견딘 라미란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아이까지 키워야 했다. 빛을 보지 못하는 생활에서도 그녀는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무대 연기와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 했고, 생활고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로 버텼다. 그녀는 “힘들어도 죽진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계속해서 꿈을 향해 나아갔다.
그렇게 견딘 시간이 지나, 라미란은 지금 ‘박찬욱 감독이 인정한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그 타이틀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자신을 믿고 연기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그녀의 끈기와 열정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다. 세계적인 감독에게도 지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던 그녀는 이제 누구보다도 강인한 배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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