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선보인 용기 일체형 셀프 브로 펌 제품부터 수성 제형이라 쉽게 떼어낼 수 있는 필 오프 네일…. “유레카!”를 외치게 만드는 엔트로피 메이크업의 센세이션한 제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궁금증을 품고 ‘엔트로피 메이크업(Entropy Makeup)’의 박소희 대표를 만났다.
‘엔트로피 메이크업’이라는 브랜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뷰티 브랜드부터 MCN 등 다양한 분야에서 쉼 없이 일하며 번아웃이 오던 찰나에 무작정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해외에서는 브로 라미네이션, 일명 ‘속눈썹 펌’ 시술이 유행했는데, 상품기획자 출신인 난 ‘굳이 저걸 하러 숍에 가야 할까? 누구나 집에서 셀프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볼 수 있겠는데?’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사실 우리 브랜드는 뚜렷하게 ‘이런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가 아닌, ‘이런 센세이션한 제품을 한번 만들어보자!’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엔트로피 메이크업’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이 유니크하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평소 물리학 책을 즐겨 읽는데, 책장에서 우연히 꺼낸 책에서 ‘엔트로피(Entropy)’라는 개념을 발견했다. ‘엔트로피’는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학 개념인데,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은 어차피 커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전제한다. 이 개념을 읽자마자 딱 ‘이거!’라는 느낌이 왔다. 끝없이 확장되는 에너지 흐름처럼 무한한 뷰티 엔트로피의 증가를 지향하는, 성별과 나이, 문화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뷰티와 메이크업으로 무궁무진한 자아 표현을 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이 네이밍을 채택했다.
‘엔트로피 메이크업’ 제품은 항상 그다음 제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신박한 제품의 탄생 비결은
제품의 본질과 손쉬운 사용성에 집중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또 탐구한다. ‘터프 브로우 리프트펌’의 경우엔 2년, ‘셀프 래쉬 펌’은 3년 정도 개발 기간이 걸릴 정도로 시행착오를 오래 겪은 편. 쉽고 간편해 손이 자주 갈 법한 제품인지 계속해서 고민한 뒤, 비로소 제품에 해답을 담아 시장에 내놓는다. 숍에서 사용하는 브로 펌은 1제와 2제를 각각 따로 짜서 발라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지만, 우리 제품은 듀얼 마스카라 형태에 이를 하나로 만든 일체형을 선보였다. 출시 예정인 파운데이션과 틴트에도 이런 탐구 정신이 집약돼 있는데, 파운데이션의 경우엔 일반적인 펌핑 입구를 없애고 캡 안쪽에 스패출러를 부착했다. 파데를 손등에 짜서 스패출러에 제형을 묻힌 뒤, 적당히 양 조절을 하고 피부에 펴 바르는…. 이렇게 복잡한 도구 사용 과정을 생략하고 제품을 열자마자 스패출러에 제형이 적당량 묻어져 나와 곧바로 피부에 터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틴트 역시 가방 속 파우치에서 제품을 꺼내 바르는 대신, 아예 키 링 형태로 가방에 달고 다니며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연그린빛 키 컬러, 볼드한 로고 등은 어디서 모티프를 얻었는지
어디서 인스퍼레이션을 얻었다기보다 집중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밀고 가는 편이다. 엔트로피 메이크업에서 초점을 맞춘 건 우리 브랜드가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재하는 ‘젠더 뉴트럴적 뉘앙스를 띠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정말 젠더리스한 브랜드는 젠더 이야기를 빼놓아야 진정한 젠더리스라고 생각해 브랜딩 과정에서 이런 단어들을 밀지 않고 있다. 다만, 중성적인 무드의 폰트 디자인이나 핑크도 블루도 아닌 포괄적인 그린 톤 키 컬러, 이번에 AI로 제작한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브랜드 모델…. 곳곳에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성적 요소들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엔트로피 메이크업’ 무드보드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엔트로피 그 자체 그리고 예측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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