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291번째 여정에서는 자연이 주는 결실과 함께 무르익어가는 삶의 이야기들을 따라가 본다.
강화 사람들에게 고구마하면 속노랑고구마다. 반으로 툭 가르면 짙은 노란빛을 띠는데 그만큼 달콤한 맛도 진하단다. 그래서 가을이면 강화 곳곳에선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30년 차 농부 최재열 씨와 셋째 딸 최진아 씨도 마찬가지다. 상자 가득 고구마를 캐고선 부녀가 분주히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빵집이다. 가져온 고구마는 호텔조리학과 출신인 둘째 딸 최유미 씨의 솜씨를 더해 빵으로 만든다.
이맘때 석모도의 해미지마을은 바쁘다. 누렇게 고개 숙인 벼 수확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콤바인은 요란스레 돌아가며 벼를 수확하고, 쌀알들은 마을 정미소로 가서 뽀얀 햅쌀이 된다. 이 쌀로 밥을 하면 ‘누룽지처럼 구수한 향이 난다’하여 누룽지쌀이다. 바다와 땅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낸 누룽지 쌀밥의 맛은?
화도면의 한적한 시골길을 걷던 동네지기, 2천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데. 복숭아꽃 아래 도원결의하는 유비, 관우, 장비부터 조조와 손권 등. 영웅호걸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김갑용 씨가 만든 삼국지 카페다. 10년간 갑용 씨가 모은 약 10,000종의 수집품과 함께 삼국지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강화도의 북쪽 월곳리에서 포도를 수확하던 황우석 씨를 만난 동네지기. 평범한 포도보다 달고 알이 작은 ‘와인을 만드는 포도’의 재배지였다. 강화에서 하나밖에 없는 와이너리의 주인인 우석 씨. 그의 꿈은 강화에서 직접 수확한 포도로 외국 와인 뺨치는 K-와인을 만드는 것이다.
강화 갯벌에는 소문난 보양식이 있다. 바로 갯벌장어다. 양식장에서 가져온 다 큰 장어를 다시 3개월간 펄 속에서 키워 자연산처럼 만든다는 갯벌장어. 덕분에 튼튼한 근육 살만 남아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데. 맛뿐 아니라 쌀쌀해지는 가을에 몸을 후끈 덥히는 보양식으로도 일품이다. 20년째 갯벌장어 장사를 하는 김옥례 씨에게는 고마운 음식이기도 하다. 암 말기였던 남편에게 살 기운을 북돋아 준 건 다름 아닌 갯벌장어였다. 그 기억때문에 양식장이 하나둘 사라져도 갯벌장어에서 손을 놓을 수는 없단다. 오늘도 펄 속에서 힘차게 펄떡이는 갯벌장어는 옥례 씨에게 소중한 보물이자, 강화의 유산이다.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온 맛, 멋, 흥이 넘치는 동네, 인천 강화의 이야기는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291화 함께 무르익다 – 인천광역시 강화군] 편으로 시청자의 안방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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