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78)의 리사이틀 무대가 11월 13일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펼쳐진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한국 클래식계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백건우는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끊임없이 연구하는 태도로 ‘건반 위의 시인’, ‘건반 위의 구도자’ 등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다.
열 살의 나이에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연주로 데뷔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백건우는 부조니 국제 콩쿠르 금상을 수상하고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뉴욕 링컨 센터, 런던 위그모어홀, 베를린 필하모니, BBC 프롬스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간 그는 디아파종상을 포함해 프랑스 3대 음반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두 번의 베토벤 전곡 리사이틀을 비롯해 메시앙, 리스트, 슈베르트, 쇼팽, 슈만 등 폭넓은 레퍼토리에서 깊은 통찰을 보여주며 여전히 열정적으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70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세계를 조망하고 탐구해온 백건우가 이번에 주목한 작곡가는 바로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인 모차르트다.
이번 공연은 ‘백건우와 모차르트’라는 이름처럼 모차르트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없이 많은 무대에 오른 백건우이지만 이렇게 모차르트의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백건우의 새 음반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과 연계돼 이뤄진다. 백건우는 2023년 모차르트의 18개 작품들을 골라 녹음을 진행하였으며,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3차례에 걸쳐 음반을 발표하게 된다.
2024년 5월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1’이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음반이 발매됐으며 두 번째 음반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2’는 LG아트센터 공연 직전인 11월 6일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백건우는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브람스, 슈베르트, 슈만, 쇼팽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을 녹음했지만 모차르트의 곡을 음반으로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차르트가 악보에 담아낸 ‘순수함’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앨범의 커버는 경기도 용인의 초등학생 이진형 군(9)의 그림으로 장식했다.
백건우는 LG아트센터 서울의 위촉을 받아 지난 2월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세계적인 피아노 명가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 공장을 방문해 준비된 7대의 피아노를 일일이 타건한 후 가장 적합한 1대의 피아노를 선택했다.
그가 선택한 피아노는 LG아트센터 서울에 도착한 뒤 전속 조율사에 의해 수개월간의 조율 과정을 거쳤다. 백건우는 여러 차례 LG아트센터에 방문해 조율사와 의견을 교류하며 새 악기가 최고의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본 공연에는 백건우의 ‘모차르트 3부작’ 앨범 중 아직 국내 무대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곡들도 포함됐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쉬운 소나타’나 론도와 같이 귀에 익은 작품들과 함께 덜 알려졌지만 보석과도 같은 명곡들이 고루 섞여 있다. 백발의 거장이 타건하는 순수의 세계를 기대해 보자.
사진=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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