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시절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연기 열정만큼은 넘쳤던 배우
1994년 단편 영화 ‘백색인’으로 데뷔해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해를 품은 달’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배우 안내상.
그는 대학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무명 생활을 겪은 끝에 대중에 얼굴을 알리게 되었다. 오랜 연극 생활로 생활고에 시달렸던 그는 연세대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자신의 데뷔작 감독이었던 봉준호 감독에게 연락했다.
봉준호가 자신의 입봉작,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한다는 말에 전화를 해, “내가 맡을 역할이 없냐”라고 물었지만 봉준호는 난처해하면서 없다고 했다고.
데뷔작 때는 봉준호가 먼저 출연 요청을 했었던 안내상은 전화를 끊고 나니 갑자기 서러워졌다. 그는 “정말로 살기 힘드니까 후배에게 청탁한 거다.”라며 “하루 종일 망설이다 밤 9시에 전화했는데 배역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비참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봉준호 감독이 와서 ‘플란다스의 개’ 대본을 보여줬는데 정말 한 장면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없었다고.
안내상은 자신보다 먼저 유명세를 얻은 동료 배우들을 질투하기도 했다. 특히 그와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설경구와 이문식을 질투했다.
한 번은 조연만 하던 이문식이 갑자기 주연을 하길래 “그 영화 망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는 “난 고생하는데 동료만 잘나간다는 느낌이 들더라. 배가 아파서 영화도 안 봤고 많이 삐쳐있었다. 내가 봐도 진짜 찌질했다”고 털어놓았다.
연기를 위한 노숙 생활
다작을 하며 점차 대중적 인기를 얻어간 그에겐 연기를 향한 숨은 노력이 있었다. 리얼한 연기를 위해 서울역에서 3개월 동안 실제 노숙자들과 살아가며 그들의 생활을 함께하기도 했다고.
“실제로 앵벌이도 했었다. 앵벌이에도 노하우가 있더라”라고 말한 그는 “노숙자들과 함께 술도 마시고 대화를 했는데, 못 배운 사람들 일거라 생각했는데 문화적 수준이 높고 머리가 꽉 차 있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때로는 폭력적인데 술 마실 수 있는 돈만 있으면 그 이상은 욕심을 안 부리는 모습이 놀라웠다”며 “어딜 가든 술 한 병만 있으면 바로 합석을 한다. 소유 개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무서운 게 자고 있으면 그냥 밟고 지나간다. 그래서 노숙자들의 대부분이 앞니가 없다. 자다가 밟힌 거다. 나도 자다가 밟힐 거라는 불안감에 잠을 못 잤다”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오랫동안 힘들어도 연기의 끈을 놓지 않은 게 대단”, “잘나가는 친구들에 배 아팠다는 건 정말 솔직하네요. 공감합니다.”, “잘 돼서 다행. 연기파 배우 안내상 좋아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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