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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벌써 네 번째 리메이크…그럼에도 허진호 감독이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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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16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이후 5년 만에 새 작품을 선보이는 허진호 감독.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가 토론토에서 처음 공개되고 나서 박찬욱 감독에게 문자메시지를 받았어요. ‘평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박찬욱 감독이)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해하면서 평을 받아보니 진짜로 나쁘지 않데요.”

허진호 감독이 지난해 ‘보통의 가족'(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으로 북미 최대 영화제로 꼽히는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받아 간 후일담을 전하며 웃었다.

‘보통의 가족’은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해 19개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으며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올해 3월 열린 포르투갈 판타스포로토국제영화제와 벨기에 몽스국제영화제에서는 각본상까지 수상했다.

허진호 감독은 ‘보통의 가족’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토론토)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길래 신기했다”며 “속으로 ‘번역을 잘했나’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놨다.

“이 영화가 이탈리아에 있는 우디네(극동영화제)에도 갔어요. 토론토에 갔을 때 이탈리아 출신의 프로그래머에게 이탈리아에서도 영화로 만들었는데 (‘보통의 가족’을)왜 초청했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너의 영화가 훨씬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보통의 가족’은 아이들의 범죄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를 수습하려 하는 두 형제 부부의 고민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네덜란드의 유명 소설 ‘더 디너’가 원작으로, 허진호 감독이 말했듯이 이탈리아를 비롯해 네덜란드, 미국에서도 영화화됐다. 여러 차례 영화화된 작품의 연출은 맡기는 베테랑인 허진호 감독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대본은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을 또 영화로 만드는 게 부담이 됐어요. 그런데 인간의 양면성을 이 작품이 잘 포착하고 있었어요. 인간의 양면성은 이전부터 제 관심을 끈 주제였죠.”

등장 인물들은 변호사에 의사에 소위 말하는 엘리트들이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지성과 윤리를 가지고 행동할 것으로 기대받는 경향이 있지만, 영화는 그런 기대를 보란 듯이 저버린다.

“누구에게나 삶을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나 기준 같은 게 있는데 그것을 흔드는 상황에 놓이면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궁금했어요. 특히 부모들은 자식 문제와 얽히면 그래요. 저 같아도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보통의 가족'은 아이들의 범죄 사실을 알아차린 형제 부부의 이야기로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출연한다.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보통의 가족’은 아이들의 범죄 사실을 알아차린 형제 부부의 이야기로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출연한다. 사진제공=마인드마크 

● 김희애의 열정…강렬한 인상 

‘보통의 가족’은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한 작품에 모으기 힘든 배우들의 앙상블로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허진호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려 하는 이야기와 메시지(감독은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는 이들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현실감 있게 구현돼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일’처럼 다가온다.

장동건은 2012년 영화 ‘위험한 관계’로 만난 인연으로 재회할 수 있었고, 설경구 김희애 수현과는 첫 작업이다. 설경구는 ‘8월의 크리스마스’ 홍보를 위해 방문한 일본에서 우연히 만나 친해져 오랜 친분으로 이번에 작품을 함께 했다. 1980~90년대 ‘책받침 여신’이었던 김희애는 팬으로서 언젠가 함께 작업하기를 기다려왔고, 수현은 할리우드 영화들을 통해 알았는데 촬영을 하면서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연기를 해내는 배짱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김희애가 현장에서 보여준 열정은 “신인 같다”고 느낄 만큼 허진호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김희애씨는 자기 촬영이 아닌 순간에도 계속 몰두해 있었어요. 그 옆에서 조명팀이 세팅을 하고 있었는데 김희애씨가 갑자기 얼굴을 보면서 ‘여보 그렇죠?’ 하니까 스태프가 놀란 거예요. 그 놀란 표정이 어찌나 재미가 있던지…. 이번 현장은 그런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왜 이렇게 분위기가 좋지?’ 저조차 의아할 정도로 네 명의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어요.”

‘보통의 가족’은 국내외 평단 및 언론의 호평을 얻은 데 이어 관객의 평가만을 남겨놓고 있다. 영화제와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관람한 관객들은 ‘보통의 가족’이 선사하는 뜻밖의 충격과 여운에 상당히 놀란 눈치다.

“해외에서는 이 영화를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했어요. 아무래도 장르적인 모양새를 갖추면 관객들이 다가가기 쉬우니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합니다.”

허진호 감독.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보통의 가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맥스무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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