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볼만한 작품을 추천합니다.
#동경 이야기
감독 : 오즈 야스지로 / 출연 : 류 치슈, 히가시야미 치에코, 하라 세츠코 / 수입·배급 : 엣나인필름 / 관람등급 : 전체관람가 / 상영시간 : 136분 / 개봉 : 10월9일 /
#동경의 황혼
감독 : 오즈 야스지로 / 출연 : 하라 세츠코, 아리마 이네코, 류 치슈 / 수입·배급 : 엣나인필름 /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 상영시간 : 141분 / 개봉 : 10월9일
‘숏(shot)’. 영화를 촬영할 때 카메라가 멈추지 않고 촬영한 영상의 기본 단위이다.
1초당 24개의 정지된 이미지, 즉 프레임을 사람의 눈으로는 그 간격이 보이지 않도록 연결한 것을 뜻하는 프레임의 연속된 영상이다. 하나의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짧은 이야기를 담은 여러 개의 숏이 한 장면을 이루고, 장면은 다시 모여 시퀀스가 된다. 이런 시퀀스가 모여 한 편의 영화로 완성된다.
‘다다미’. 일본의 전통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짚으로 만든 판에 왕골 등으로 만든 돗자리를 붙여 바닥에 깐 형태를 말한다.
‘다다미 숏!’
인물이 다다미에 앉은 키 높이에 맞춰 카메라를 조작하는 것을 말하는데, 다만 여기에 카메라가 이동하지 않은 채 한 숏을 오랜 시간 담아내는 일명 ‘롱 테이크’ 기법을 활용한 방식이다. 다다미 위에 앉은 가종의 이야기가 얹혀지면 이를 창조한 단 한 사람의 거장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의 오스 야스지로 감독이다. ‘라쇼몽’과 ‘7인의 사무라이’의 구로사와 아키라, ‘오하루의 일생’과 ‘우게쓰이야기’의 미조구치 겐조와 함께 전후 일본영화를 상징하는 연출자로 꼽힌다
그의 작품 ‘동경 이야기’와 ‘동경의 황혼’이 나란히 극장에 내걸렸다. 흑백의 필름에 담긴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와 침착하면서 깊이 있게 심리를 묘사해가는 이야기는 현재 여느 영화 못지 않은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동경의 황혼’은 한국에서 처음 개봉하는 작품, 그만큼 관람의 의미가 있을 듯하다.
1953년작인 ‘동경 이야기’는 ‘다다미 숏’의 대표적 작품이다.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을 비롯해 프랑스의 대표적 영화매체 카이에 뒤 시네마, 영국의 공영방송 BBC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세계영화사 최고의 영화’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전쟁이 끝난 뒤 도쿄에 사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상경길에 오른 노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1950년대 핵가족화해가는 도시인들의 삭막한 모습이 쓸쓸한 노부부의 말년과 대비를 이루며 가족에 관한 깊은 성찰을 받아들이게 한다.
‘동경 이야기’가 맑고 청명한 여름날의 이미지를 훤하게 드러내며 이를 통해 더욱 역설의 정서를 전한다면, ‘동경의 황혼’(1957년)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겨울을 배경으로 한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마지막 흑백영화이기도 한 ‘동경의 황혼’은 아내이자 엄마가 집을 나간 뒤 각자의 상처를 지닌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그의 두 딸이 겪는 우울하고 외로운 일상을 겨울의 찬 기운이 전해주는 고된 삶의 쓸쓸함과 슬픔으로 그려낸다.
이제 갓 무더위가 가신 계절, 그래도 겨울이 머지않았으니, 겨울이 오기 전 오즈 야스지로 감독이 뿜어내는 거장의 향취가 어떤 것인지를 확인해보시는 건 어떨까. ‘동경의 황혼’ 역시 역설적 정서로 스산한 계절의 분위기를 보듬어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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