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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순 극장가가 ‘공휴일’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선해진 날씨와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개막으로 바깥 나들이가 늘어난 가운데, ‘조커: 폴리 아 되’처럼 흥행 성공을 점쳤던 작품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글날인 전날 하루동안 ‘와일드 로봇’과 ‘베테랑2’는 각각 6만6628명과 6만6351명을 불러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1·2위에 올랐다. 그러나 두 편의 관객수를 합쳐도 13만 여명에 그쳐, ’30일’ ‘천박사 비밀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15만 여명과 5만 여명으로 1·2위를 차지했던 지난해 한글날보다 7만 여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군의 날과 개천절의 하루 관객수를 비교해도 차이는 뚜렷하다. 공휴일은 아니었지만 일요일이었던 지난해 국군의 날에는 일일 박스오피스 1·2위를 합친 관객수가 34만 여명이었던 반면, 임시 공휴일이었던 올해는 27만 여명에 그쳤다. 개천절 역시 지난해는 29만 여명으로, 올해보다 9만 여명 많았다.
비슷한 시기 주말 관객수에서도 올해가 지난해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6~8일에는 ’30일’과 ‘천박사…’가 50만 여명을 동원했지만, 이달 4~6일에는 ‘베테랑2’와 ‘조커…’가 37만 여명을 불러모으는데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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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가 발생한 이유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신작들이 많지 않았던 것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개봉 당시 525만명이 관람했던 전편의 명성을 등에 업고 출발한 ‘조커…’는 만능 엔터테이너 레이디 가가가 ‘조커'(호아킨 피닉스)의 연인 ‘할리퀸’으로 합류했지만, 뮤지컬 형식을 빌려온 탓에 오락적 재미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본고장인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도 흥행이 저조해 ‘데드풀과 울버린’ 이전까지 역대 R등급(17세 미만은 보호자나 성인 보호자의 동반이 필요한 등급) 최고 흥행 기록(10억7896만 달러·약 1조4095억 원)을 보유했던 전편과 달리, 속편은 2억 달러(약 2697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 회수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파묘’의 김고은과 드라마 ‘파친코’의 노상현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친구 사이로 호흡을 맞춘 ‘대도시의 사랑법’도 완성도는 높지만, 남녀 주인공의 달달한 로맨스 케미를 염두에 두고 극장을 찾은 일부 관객들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느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배급업 종사자는 “이달 초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경기들이 주 관객층인 20~30대 남녀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더위가 가시면서 야외 나들이가 잦아진 것도 10월 초순 극장가에 때 아닌 찬바람이 분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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