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방은 아니었다. 눈물이 차올랐다. 옆에 부모님이 계셨다. 47살 아들은, 울지 않는 척 했다. 그러나 울었다. 미친듯이 뜨거웠다. 통번역사 안현모와 6년간의 결혼 생활을 뒤로하고 지난해 갈라선, 래퍼 겸 기획사 대표 라이머(김세환·47)의 이야기다.
“내가 겪어봐서 (네) 속을 알아.”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이 라이머의 집에 와 말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였다. 이상민이 “겪어봤다”고 말한 건 이혼. 앞서 이상민은 2004년 배우 겸 화가 이혜영과 결혼했으나 이듬해 헤어졌다. 이상민이 라이머의 연예계 선배이자, 이혼 선배인 셈.
그런 두 사람 사이 공통점이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이혼 뒤 찾아가 펑펑 운 장소였다. 라이머는 “이번에 이혼을 겪으면서 갑자기 찬송가를 부르다가 옆에 부모님이 계시는데 혼자 펑펑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부모님이 마음 아파하실까봐 눈물이 미친듯이 뜨겁게 흐르는데 (안 우는 척했다). 교회 가서 내가 그렇게 펑펑 눈물 흘릴 줄 몰랐다. 마음속 깊은 상처와 아픔을 꺼내지 않은 게 있었다”고 했다.
이에 이상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혼이라는 고통을 이겨내려면 자기가 믿는 신에게 가는 게 루틴인가 보다. 혼자 어디 가기가 너무 창피하다. 상황도 안 좋고 사업도 망하고 이혼도 하면 사람도 못 만난다”고 말했다. 라이머와 이상민은 모두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다.
“교회가 나에게는 천국인 거야. 아무도 없어. 두 시간 동안 오열했어. 평일 저녁에 힘들 때마다 울었어. 엉엉 울어도 누가 뭐라 안 해. 부처님을 믿는 분들은 절에 가서 엉엉 운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어.” 이상민이 떠올렸다.
선배의 고백에 후배는 성경 구절로 화답했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의 내용이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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