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은 수년간 방송 활동 제약을 받아야 했다.
5일 방송된 MBC ‘우리 형, 신해철’ 특집 2편에는 신해철을 추억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넥스트 멤버들과 손석희는 ‘100분 토론’ 당시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신해철을 회상했다. 넥스트 멤버들은 “상당히 비장했다. 장갑을 끼고 차려입고 ‘갔다 올게, 얘들아. MBC 간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쟁터로 갔다”고 말했다.
당시 ‘100분 토론’ 사회자였던 손석희 또한 “이번 주에 신해철 씨가 나온다? 그럼 기대하는 바가 컸다. 토론이 지루하지 않겠다. 재밌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양반(신해철)이 나왔던 주제가 다 어려운 주제들이었다. 쉽게 다룰 수 없는 주제들. 그런 주제를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설득력이 있었고, 유머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이나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 매우 뛰어난 논객이었다”고 그를 칭찬했는데. 당시 신해철은 간통죄 폐지 및 대마초 논란 등의 주제에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열변을 토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신해철은 국정원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후, 수년간 방송 활동 제약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사회적 목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넥스트 멤버들도 “형이 생계를 유지했던 게 대학교나 기업체 강연 이런 걸 많이 다녔다. 거기서 받은 강연료로 생활했는데 그것도 다 끊어진 거다”고 회상했다.
신해철과 비슷한 마음이었던 김장훈도 “인간을 위해 노래가 있고 노래하는 거다. 인간에게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 근데 그걸 보고 뒤가 걱정된다고.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 봐 등을 돌리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가식 같았다. 불의와 싸우고 그 마음 그대로 노래하면 그게 가수가 아닌가. 둘의 생각이 똑같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블랙리스트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이들의 활동을 제약하기 위해 작성·관리한 명단을 지칭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9월 국가정보원은 이명박 정부 때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정부 비판 성향 방송인을 대거 퇴출했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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