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을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현대차그룹은 2023년부터 소방관들을 위해 ‘회복 지원 버스’를 기증해 왔다. 이 버스는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꺼질 때까지 몇 시간이며 현장에서 대기하며 사람들을 구조해야 하는 소방관을 위한 휴식 공간이다.
잠시 쉬는 동안에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컵라면을 먹고, 편히 쉬지 못하는 소방관을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을 돕는 것도 우리가 가장 잘하는 걸로 하자”며 “소방관들에게 꼭 필요한 자동차를 최고로 만들어 주자”라고 말했다는데.
처음 소방관들에게 회복 지원 버스를 기증하기로 했을 때 정 회장의 지시는 한 가지였다. “소방관들이 꼭 필요한 걸 최대한 많이 듣고 버스 내부를 최고로 꾸며 만들어드리라는 것”.
이에 버스 제작은 총 세 가지에 집중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소방관들이 버스에 머무는 동안 개별적으로 충분한 휴식이 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는 것과 쉬는 동안 충분한 열량과 수분이 보충될 수 있게 하는 것, 무거운 장비와 화재로 인한 오염 물질로부터 차량이 파손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었다.
프리미엄 리클라이닝 시트가 적용된 개별 휴식 공간을 만드는 등 정교한 설계를 실현하려다 보니, 버스 한 대당 가격이 무려 7억 원 이상이 됐다. 처음 계획했던 예산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정 회장은 실무자들에게 오히려 더 꼼꼼히 살펴 최고로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버스 프로젝트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회장님은 버스에 배치된 가구의 경첩까지도 내구성 좋은 것을 쓰라고 말씀하셨다”며 “설계가 끝나더라도 혹시 버스 제작 과정에서 더 필요한 게 있으면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경북, 강원, 인천, 전북 등에 차례로 차량을 보냈다. 청정 지역 제주에는 11억 원 정도 되는 친환경 수소 전기버스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이런 버스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더 기증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소방청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에도 전기차 화재 안전 대책을 위해 소방청과 함께 무인 소방 로봇을 공동개발하고, EV-Drill Lance(관통형 방사 장치) 진압장비 250대를 소방청에 기증한 바 있다. 이 장치는 소방관 진입이 어려운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