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다. 아마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발표한 홍명보 감독의 선임과정을 들은 축구 팬들의 심정이 아닐까 싶다.
2일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서 규정을 모두 준수했다는 말과 달리, 특정감사 결과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적정한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지난 7월 5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 홍 감독의 면접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늦은 밤 (홍 감독의) 자택 근처에서 진행됐다. 여기에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하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 달랐다”고 말했다.
이 면접 과정에서 이 이사가 다른 후보였던 거스 포옛, 다비트 바그너 등 다른 감독들처럼 면접다운 면접을 진행했는지 불분명하다고 최 감사관은 덧붙이기도.
애초 면접 절차에 대한 문제를 논하기 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이사가 감독 결정 권한을 갖는 것이다.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닌 축구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총괄이사 이기에 감독 선임 작업에 대한 권한이 없다.
그러나 이 이사는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 받았다는 이유 하나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 보고한 것이다.
이후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이사회 이사들 중 일부는 “협회 규정상 감독은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돼 있는데, 총회를 열지 않고 ‘서면 결의’를 통해 홍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라며,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을 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의결정족수(재적이사 26명 중 23명 참가, 23명 참가 중 21명 찬성, 1명 반대, 1명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에 따라 홍 감독 선임 안건이 최종 의결됐다”며 회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문체부는 홍 감독이 불공정한 면접 과정을 통해 선임됐다고 지적한 것과 별개로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홍 감독 선임에 깊이 개입했다고 지적한 정몽규 축구협회장 처분과 관련해서도 “축구협회가 자율적으로 스스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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