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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의 유연한 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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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의 생애 첫 화보가 〈엘르〉였습니다! 2013년쯤인데, 그때 기억이 있나요
그럼요. 기억합니다(웃음). 잡지를 찾아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연습했거든요. 화보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어려운 작업인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생애 첫 해외 화보도 〈엘르〉와 함께였어요.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응원해 주신 당시 에디터 님께도 안부 인사드리고 싶은데요.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지요?

블랙 램스킨 카 코트와 울 개버딘 베스트, 울 개버딘 팬츠, 화이트 코튼 셔츠, 블랙 타이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블랙 램스킨 카 코트와 울 개버딘 베스트, 울 개버딘 팬츠, 화이트 코튼 셔츠, 블랙 타이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덕분에 〈엘르〉는 잘 지냅니다(웃음). 그때 인터뷰를 보면 “상큼한 오렌지 보이, 싱그러운 영혼의 소유자 박보검을 만나다”라고 묘사돼 있어요. 당신은 여전히 싱그러운 영혼을 소유한 ‘오렌지 보이’일까요? 아니면 좀 더 무르익었을까요
신기한 건 얼마 전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예능 프로그램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을 통해 얻은 별명도 ‘오렌지 청년’이라는 점이에요. 그때의 제가 ‘보이’였다면 지금은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꾸준히 배우고 있는 청년입니다. 여전히 싱그러운 영혼인지는…. 그렇게 보셨던 분들께 제가 여쭤보고 싶네요(웃음).

이런 말도 했었죠. “저는 하루하루가 결정적 순간처럼 늘 소중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내일 일을 걱정하기보다 기대하는 편이죠. 오늘을 결정적 순간처럼 생각하고 산달까요.” 오늘도 당신에게 결정적 순간이었을까요
그럼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잖아요. 사진과 영상으로 제 삶이 남겨진다는 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지금 인터뷰로 과거의 순간을 회상하며 초심을 떠올렸듯 10년이 지나 오늘 화보를 돌아보면 반드시 다시 배우는 게 있을 거예요.

램스킨 블루종 재킷과 이너 웨어로 입은 화이트 스웨터, 램스킨 팬츠, 레더 벨트, 바이커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램스킨 블루종 재킷과 이너 웨어로 입은 화이트 스웨터, 램스킨 팬츠, 레더 벨트, 바이커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한창 JTBC 드라마 〈굿보이〉 촬영 중이에요. 대한민국 복싱 국가대표이자 특채로 경찰이 된 동주라는 인물로 사는 요즘은 어떻습니까
활기찬 동주처럼 부지런히 살고 있습니다. 매회마다 액션 장면이 있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새로운 도전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어요. 배우분들과 스태프분 모두가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마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요.

블랙 램 시어링 코트와 화이트 코튼 포플린 셔츠, 실크 타이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블랙 램 시어링 코트와 화이트 코튼 포플린 셔츠, 실크 타이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오늘 보니 확실히 피부색이 짙어졌네요. 동주의 얼굴인가요
동주의 활동적인 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해 봤어요. 정기적으로 태닝하고 있거든요. 원래 햇빛에 잘 타는 편이라 야외 촬영으로 더 그을리기도 했어요.

잘 어울리는데요? 11월 공개 예정이지만 〈굿보이〉 스틸 컷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진짜 ‘국대’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으로 뜨거워요. 일단 비주얼로는 역대급 변신이 아닐까 싶어요
노력한 보람이 있네요. 국가대표처럼 보이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며 근육량을 늘렸습니다. 처음에 단백질과 채소만 먹으며 일과를 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개인 목표치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에요. 꾸준한 식단과 운동으로 건강한 근육을 유지하는 분들, 정말 대단합니다.

블루종 가죽 재킷과 데님 팬츠, 카프스킨 첼시 부츠, 트리옹프 캔버스 메신저 폴코 백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블루종 가죽 재킷과 데님 팬츠, 카프스킨 첼시 부츠, 트리옹프 캔버스 메신저 폴코 백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선수들의 찬란한 시절을 연기하며 그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된 지점도 있을까요? 꼭 운동선수뿐아니라 매일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운동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노력한 만큼 몸이 결과를 보여준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물론 실제 국가대표 선수만큼 훈련한 건 아니지만, 복싱과 헬스를 병행하며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한계를 넘기 위한 선수들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어요. 특히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던 모든 선수 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수들을 포함해 자신의 최대치를 경신하기 위해 도전하는 국가대표급 노력가 모두 존경스럽습니다.

울 개버딘 쇼트 모즈 재킷과 하프 네크라인 울 스웨터, 모즈 팬츠, 파이톤 무늬의 카프스킨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울 개버딘 쇼트 모즈 재킷과 하프 네크라인 울 스웨터, 모즈 팬츠, 파이톤 무늬의 카프스킨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배우에게 ‘금메달’과 같은, 가장 영광이자 승리의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합니까
출연한 작품이 사랑받고, 연기한 배역의 이름을 기억해 주실 때가 아닐까요?

복싱과 달리기 중 더 잘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복싱과 달리기는 모두 유산소운동이라 좋은데, 달리기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눈앞에서 바로바로 달라지는 풍경을 보며 바람을 느낄 수 있어서요. 션 선배님과 함께 달리기 시작해서 그런지 즐거운 운동으로 기억된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한 포 버튼 재킷과 화이트 코튼 셔츠, 실크 자카르 타이, 울 개버딘 팬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클래식한 포 버튼 재킷과 화이트 코튼 셔츠, 실크 자카르 타이, 울 개버딘 팬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굿보이〉 촬영 현장은 어땠을까요? 배우 김소현을 포함해 캐릭터도, 배우들도 모두 ‘어벤저스’ 같은 느낌이라 현장 에너지가 대단했을 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는 현장이에요. 강력특수팀 팀장이자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고만식 역의 허성태 배우님이 “우리는 ‘어벤저스(Avengers)’가 아니라 ‘데인저러스(Dangerous)’인 것 같다”고 할 정도였어요(웃음). 모이기만 하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거든요.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귀엽고, 또 든든한 배우분들과 함께해서 힘이 났어요. 연기 호흡도 잘 맞고, 스태프분이나 감독님과도 단합이 잘돼서 저도 이 작품이 기대돼요.

블랙 롱 코트와 이너 웨어로 입은 블랙 니트, 울 개버딘 팬츠와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블랙 롱 코트와 이너 웨어로 입은 블랙 니트, 울 개버딘 팬츠와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오늘 화보에서 당신은 〈굿보이〉 스틸 컷 속에 나오는 동주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아요. 셀린느와 함께할 때 박보검은 어떤 사람이 되나요
‘패션 리더’가 됩니다! 깔끔하고 정제된 선 안에서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 덕분에 저도 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 재미있습니다.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을 통해 더블린에서 합창단 램파츠 단장 루리로 일상을 보냈잖아요. 낯선 사람에게도 다정하고 소소한 이벤트를 펼치는 루리를 사람들이 최고의 신랑감으로 여기는 거 아나요
루리 씨가 정말 다정한 삶을 살고 있어요. 음악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웃고 울어주는 친구 같다고 생각하는데, 루리 씨는 주변 사람에게 그걸 몸소 전하고 있었죠. 누군가를 밝은 방향으로 안내해 주는 건 참 멋진 일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램파츠 단원들, 루리의 부모님, 스치며 인사를 나눈 모든 분에게서 다정한 마음을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루리 씨가 얼마나 좋은 분인지 느껴질 정도로요.

울 케이프와 화이트 코튼 셔츠, 블랙 타이, 모즈 팬츠, 스몰 베사체 트리옹프 스트랩 백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울 케이프와 화이트 코튼 셔츠, 블랙 타이, 모즈 팬츠, 스몰 베사체 트리옹프 스트랩 백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그때 제작진이 던진 ‘박보검의 삶이 아니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요?’라는 질문에 왜 울컥했나요
‘박보검의 삶’이라는 단어에 지금까지 지내온 모든 순간이 떠올랐어요.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블랙 4 버튼 재킷과 화이트 코튼 셔츠, 실크 자카르 타이, 울 개버딘 팬츠, 시그넷 링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블랙 4 버튼 재킷과 화이트 코튼 셔츠, 실크 자카르 타이, 울 개버딘 팬츠, 시그넷 링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가수의 삶도 꿈꾼 적 있죠. 그간 부른 자신의 노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요? 저는 아직도 밤에 별이 가득 뜨면 ‘별 보러 가자’를 흥얼거립니다만
데뷔 때부터 꿈꿨던 OST 작업이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내 사람’이라는 곡을 부르게 됐을 때 의미가 남달랐거든요. 이후에는 브랜드 광고를 통해 ‘별 보러 가자’를 작업했고, 일본에서 싱글 앨범과 정규 앨범 작업도 했고, 뮤지컬에도 참여하면서 현재 음원 사이트에 제 이름이 올라 있는 것으로도 벅찹니다. 곡들이 정말 좋아요.

작품 프로모션에도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영화 홍보차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 무대에 올라 거침없이 노래 부를 때나 〈살롱드립2〉 같은 유튜브 콘텐츠에서 토크에 몰입할 때나 늘 진심으로 느껴져요.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요
참여했던 작품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좋잖아요. 함께 작업했던 분들뿐 아니라 보는 분들께도 힘이 되는 것 같아서 진심을 다했습니다.

울 개버딘 베스트와 화이트 코튼 셔츠, 울 개버딘 팬츠, 블랙 타이, 카프스킨 첼시 부츠, 스몰 베사체 트리옹프 스트랩 백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울 개버딘 베스트와 화이트 코튼 셔츠, 울 개버딘 팬츠, 블랙 타이, 카프스킨 첼시 부츠, 스몰 베사체 트리옹프 스트랩 백은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본인이 한 말은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인가요
네.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아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능하면 약속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해요.

램스킨 블루종 재킷과 이너 웨어로 입은 화이트 스웨터, 램스킨 팬츠, 레더 벨트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램스킨 블루종 재킷과 이너 웨어로 입은 화이트 스웨터, 램스킨 팬츠, 레더 벨트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최근 또 하나 놀란 건 팬들이 스타들의 항공 정보를 불법 거래하는 것에 관해 그러지 말라고, 직접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출국할 때 ‘화요일에 다시 한국에 돌아오겠다’고 알려준 일이에요. 당신의 진심을 제대로 실감했죠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하는 정보가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용인되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접근 권한을 가진 누군가가 판매하는 것인지, 탑승 정보 유출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이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 팬들은 그런 불법 거래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알려드리게 됐어요.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당신만의 방식이 있나요? 이 방법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저는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진솔하게 표현하려고 해요. 웃으며 대처해서인지 본인이 무례했다는 걸 모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지만, 괜찮습니다. 기분 나쁜 일은 자고 나면 잊어버리는 편이라서요. 예전에는 무례하거나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기도 했는데, 드라마 〈청춘기록〉의 사혜준을 기점으로 거절하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어려운 분들! 사혜준 씨를 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로고 장식의 화이트 티셔츠와 데님 팬츠, 빈티지 카프스킨 웨스턴 벨트,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로고 장식의 화이트 티셔츠와 데님 팬츠, 빈티지 카프스킨 웨스턴 벨트,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당신도 사혜준처럼 늘 다정하면서도 단단한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왔어요. 〈굿보이〉도 물론이지만, 연이어 〈폭싹 속았수다〉에서 선보일 새로운 얼굴에 대해 기대감을 높여준다면요
음, 만약 딸이 남자친구를 소개해 줬을 때 결혼까지 찬성할 수 있는 남자가 아마도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일 겁니다. 궁금하시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웃음).

박보검의 연기에 대해 논할 때 공통으로 지칭되는 표현은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양면성’ 등이었습니다. 이는 본능일까요? 아니면 이런 양면의 표현을 연습하고 연구한 결과일까요
연기는 연구하고 연습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인물의 이야기에 맞는 매력으로 보여진다면 배우로서는 더없이 기쁜 일이죠.

코튼 포플린 화이트 셔츠와 블랙 실크 타이, 울 개버딘 팬츠, 카프스킨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코튼 포플린 화이트 셔츠와 블랙 실크 타이, 울 개버딘 팬츠, 카프스킨 첼시 부츠는 모두 Celine Homme Collection.

당신의 명장면 중 하나죠. 〈응답하라 1988〉에서 최택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듯한 묘한 표정으로 “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라고 말합니다. 최택인지, 실제로 박보검이 말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순간이기도 했어요. 이처럼 우리는 아직 당신을 다 모르지요
자신에 대해 완벽히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오늘처럼 여러 질문에 답하면서 저에 관해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점들이 생겨요. 그러니 저 또한 저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엘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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