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줄 알았던 상상 속 유니콘 아빠가 현실에 등장했다. 그는 바로 온종일 육아에 올인하는 ‘영끌 육아’ 아빠다.
지난 28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육아에 목숨 건 아빠와 죽음을 말하는 3세 아들이 등장했다.
“아빠 죽일 거야!” 육아에 헌신했던 아빠는 아들의 한마디에 무너져 내렸다.
아빠, 엄마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던 금쪽이. 기대했던 아이스크림을 못 먹게 되자 울며 “아빠 죽일 거야”를 외쳤다. 또 아침에 일어난 금쪽이는 기대했던 수프를 못 먹게 되자 아빠를 향해 수위가 센 공격적인 언어를 내뱉었다. 엄마는 금쪽이가 아빠를 향해 ‘쓰레기통에 아빠를 넣어서 뚜껑을 닫을 거야’라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금쪽이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엄마가 아닌 아빠를 부르며 달려갔는데. 엄마가 달래려고 다가가도 금쪽이는 엄마를 지나서 아빠에게 직진했다. 오 박사는 금쪽이가 아빠를 중요한 보호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로 봤다.
아내의 임신 때는 남편도 함께 입덧을 했다고 말해 사랑꾼 차인표도 놀라게 만들었다. 아빠는 육아를 위해 술도 끊었다. 결혼 전에는 새벽 3~4시까지 게임을 했었는데 임신 소식을 듣자마자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컴퓨터도 폐기했다.
두 돌 전까지는 엄마가 금쪽이의 주 양육자였지만 이후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주 양육자가 바뀌었다. 아빠가 주 양육자가 되면서 금쪽이도 달라졌다.
아빠는 촘촘하게 짜인 육아 스케줄대로 바쁘게 움직였는데. 아빠는 38도의 고열에도 금쪽이를 돌봤다. 몸이 아프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아빠는 놀이터에서 금쪽이와 함께 놀았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는 아빠의 육아에 다들 혀를 내둘렀다. 아내는 “카메라를 의식하느라 평소의 40%밖에 못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공통적으로 금쪽이가 기대했던 상황에서 변수가 발생했을 때 나쁜 말이 튀어나온다고 설명했다.
아빠는 루틴을 만들어 제시간에 계획대로 움직여야만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다. 오 박사는 아빠가 루틴에 집착하면서 아이도 나만의 루틴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금쪽이는 특히 아빠가 만든 루틴을 깨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오 박사는 금쪽이의 ‘죽일 거야’라는 표현은 ‘싫어’, ‘미워’, ‘안 해’ 등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오 박사는 억압하는 아빠가 아니라면서도 짜여진 루틴대로 행동하는 아빠가 아이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틴에 있어서 만큼은 단호한 아빠지만 아들에 요구에는 뭐든 다 들어줬다. 아빠는 상대방이 요구하는 일을 거절하지 못했다. 그건 상처를 주는 일 같았다고. 오은영 박사는 거부 민감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빠에게는 과거 ‘가정 폭력’의 상처가 있었다. 아버지의 주폭으로 자신과 엄마와 동생이 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아빠는 울먹이며 초등학교 6학년 때 동생과 단둘이 남겨진 어느날, 만취한 아버지가 누워있는 자신과 동생의 머리를 밟았다고 말했다.
긴 기간을 가정폭력의 공포 속에 살던 어머니는 동생과 자신을 데리고 아버지를 피해 도망갔다. 그 이후 친부와는 교류하지 않고 지냈다. 아빠는 아버지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 나쁜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아들에게 누구보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향한 아들의 공격적인 말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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