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4년 9월 4주 : 서태지와 아이들 ‘발해를 꿈꾸며’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은,
그룹 시나위의 베이시스트였던 서태지(정현철)가 그룹의 해체 이후 당대 최고의 춤꾼으로 불린 양현석, 이주노와 함께 1991년 결성한 그룹으로, 이듬해인 1992년 MBC ‘특종 TV 연예’ 신인 무대에 등장하며 신드롬의 시작을 알렸다. 이 당시 부른 노래가 이들의 1집 ‘난 알아요’다. 성인가요나 발라드 등이 주류였던 대중음악계에 댄스 음악으로 지각변동을 일으킨 팀으로 평가받는다. 데뷔 2개월 만에 후속곡인 ‘환상 속의 그대’까지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데뷔 음반은 180만장이나 팔렸다.
이후 서태지와 아이들은 실험적인 노래를 내놓으면서 ‘X세대의 상징’으로 불렸다. 2집 ‘하여가’는 물론 사회적 메시지로 주목을 받은 3집 ‘발해를 꿈꾸며’ ‘교실 이데아’, 갱스터랩을 전면에 내세운 4집 ‘컴백홈’ 등 내놓는 곡마다 대중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큼 큰 이슈를 끌었다. 특히 1995년 발표한 4집 수록곡 ‘시대유감’은 노랫말이 반사회적이라는 이유로 사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팬들의 서명운동을 도화선으로 이듬해 음반 사전심의제가 폐지됐고 서태지와아이들은 연주곡으로 앨범에 실었던 이 곡에 다시 가사를 넣어 싱글로 재발매했다.
1996년에 은퇴 및 해체를 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사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극중 열성 팬 윤진이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소식에 식음을 전폐하자 남자친구 삼천포가 그녀를 위해 서태지 집에서 변기를 떼어 오는 등의 이야기로 그려졌다. 그만큼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 및 해체 선언은 팬들에게 큰 충격이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서태지는 솔로로 활동하며 ‘울트라맨이야’ ‘테이크 파이브’ ‘해피엔드’ ‘모아이’ ‘라이브 와이어’ ‘인터넷 전쟁’ 등 여러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발해를 꿈꾸며’는,
서태지와 아이들 3집 타이틀곡으로 서태지가 작사, 작곡, 편곡했다. 남북의 분단 상황을 끝내고 북에 있는 친구들을 보고 싶다는 내용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서태지의 마음을 담을 곡이다. 이 곡은 서태지가 단순히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아이돌 가수가 아닌, 사회 문제를 다루는 의식 있는 뮤지션임을 대중에게 알린 곡이기도 하다.
특히 ‘갈려진 땅의 친구들을 언제쯤 볼 수가 있을까’라 질문하고 ‘우린 몸을 반을 가른 채 현실 없이 살아갈 건가’라고 던진 의제는 전 세대에 걸쳐 평화와 화합에 대한 국민적 성찰로 번졌다. 이후 이 곡은 음악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고,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환송식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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